Page 13 - 고경 - 2016년 4월호 Vol. 36
P. 13

을 눌러 인간의 창의성을 고난과 역경 속에서 건져 올린 값  사람들마저 감동을 받고 이 9단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내고

 진 1승이었습니다. 알파고가 착점을 표시하는 모니터 화면에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홀로 싸우는 ‘고독한 검투사’ 이미지
 ‘알파고는 포기 (Alphago resign)’라는 팝업 창을 띄워 불계패를   에다 시련과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오뚝이처럼 일어난 이세돌
 선언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오자   에게서 우리 인간의 미래상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
 이세돌 9단은 밝고 환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한   다. 경희대 김종영 교수는 “때때로 반칙이나 술수가 난무하는
 판을 이겼는데 이렇게 축하받는 것은 처음입니다. 3연패를 하  사회에서 이 9단은 상상력, 창의력, 끝없는 노력 등으로 어렵

 고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게 승리를 얻어냈다. 그런 열정이 사회전반에 큰 울림을 줬다.”
 없는 값진 승리입니다. 사실 이번 경기 전까지 5대0이나 4대1  고 했으며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비슷한 평을 내놨습니다.
 의 승리를 얘기했던 기억입니다. 제가 앞서는 상황이라면 한   15일 5국에서 이세돌 9단은 5시간의 혈투 끝에 280수 만

 판의 패배가 아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번 한 판을 이겨  에 흑불계패를 당했습니다. 이 9단이 돌을 던져서 불계패로
 서 스트레스도 많이 날아갔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파이낸셜  진 것으로 보도되었지만 그 차이는 1집 반 또는 2집 반의 박
 타임스> 등 외신들의 평가를 보면 “4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빙의 승부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인간이 컴퓨터를 이겼다. 이세돌 9단의 13일 승리는 인류를   모 경제신문은 한국의 인공지능의 현재에 대해서 삼무(三
 위한 1승”,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은 “이세돌 9단의 승부수  無), 즉 기업가 정신도 없고, 정부는 전략도 없고, 창의적 교

 에 알파고의 수가 순간에 흐트러지면서 인간이 인공지능에   육도 없다고 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센터 관계자는 “구글, 페
 반격을 가한 형국”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  이스북, 애플 등 해외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
 체들은 “기계와 인간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첫 승을 거뒀  와 개발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도 이에 대한 투자나

 다. 인류의 지혜가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존엄을 되찾았다.”,   육성이 미미하다. 자체적으로 혹은 민간 과제로 수행하는 기
 홍콩 TV <봉황망>도 “이세돌이 ‘신의 역전’으로 인류의 존엄  관은 3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인력확보도 어려운 현실이다.”고
 을 되찾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했습니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세돌 신드롬이 급격히 퍼지고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국이 중국이나 일본
 있습니다. 알파고에 1승을 거뒀다고 급작스레 이세돌 신드롬  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총 7일간 벌어진 것은 대한민국의

 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독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천운이라고 평합니다. 이번 알파고 신드롬은 대한민국 사회가
 이 9단의 높은 투지와 집념, 강인함 등에 바둑을 잘 모르던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방향 전환을 할 수



 10  고경   2016. 04.                                         11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