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16년 4월호 Vol.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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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협곡)은 금사벽류(金沙劈流, 깎아지른 절벽의 급류)로 불렸다.   이 나온다. 금하(金河)는 금을 생산할 수 있는 하천일 것이다.

 ‘금사’라는 별명처럼 아름답다는 의미일 것이다. 굳이 금모래  금수(金水)와 같은 지명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제련기술이 별
 를 우리식 표현으로 바꾼다면 사금(沙金)이 된다. 물론 생산  로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광산에서 나오는 금은 거칠 수
 지는 강물 혹은 냇물이다. 황금의 나라로 불렸던 신라는 경  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이 제련한 금은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
 주 인근에 금광이 없다. “형산강 주변에서 사금을 채취하여   면서도 그 품질은 훨씬 높았다. 금광에서 나오는 금덩어리보

 왕관과 팔찌・허리띠 등을 만들었을 것” (박홍국 위덕대 박물관장)  다도 물에서 건져낸 사금의 품질이 훨씬 뛰어난 이유이다. 자
 이라고 추정한다. 알고 보면 양과 질에서 가성비가 훨씬 높은   금색 (紫金色)으로 불리는 가장 뛰어난 금인 염부단금(閻浮檀
 채굴방식이기도 하다.   金)도 알고 보면 사금이다. 울창한 염부나무 숲속을 흐르는
          강물에서 산출되기 때문이다.

 ● 고대의 황금은 주로 사금이었다
 선종 제17조 승가난제는 서천(西天, 인도) 실라벌성 금수(金  ● 진짜 금은 법보와 승보를 말한다
 水)라는 강변 출신이다. 『보림전』 권4에 「판금하품(辨金河品)」’  토지의 공시지가가 비싼 지역을 금싸라기 땅이라고 부른
          다. 정말 그 땅값만큼 금을 사서 그 위를 덮는 것이 가능할 정
          도이니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최초의 사찰 기원정사를

          건립할 때도 그 토지의 소유주가 동산의 면적만큼 금을 깔아
          달라는 요구로부터 창건설화는 시작된다. 그래서 사찰을 금
          지 (金地)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그 금은 외형적인 물리적 금

          의 의미를 뛰어 넘는다. 금값보다 더 비싼 가르침 (法寶)과 금
          보다도 더 빛나는 인재 (僧寶)들이 모이는 공간인 까닭이다.
            제10조 협 (協) 존자의 예언은 이런 의미를 잘 보여준다. “이
          땅이 변해서 금색이 된다면 성인께서 이 자리에 나타날 것이
          다” (『보림전』 권3)라는 수기를 내렸다. 얼마 후 땅은 금색으로

          바뀌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다렸던 것처럼 제11조 부나야사
   인도 기원정사 터 모습  존자가 그 자리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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