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16년 5월호 Vol. 37
P. 26

동산 스님역시 현대 한국불교의 기틀을 세운 대종사다. 스

         님은 젊은 시절 의학을 전공한 엘리트였으나 용성 스님을 만
         나 수행자의 길에 들어섰다. 1950년대 이후 진행된 불교정화
         불사를 진두지휘했고, 범어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다.
           성철 스님이 재가자 신분으로 산청 대원사에서 정진하다

         해인사로 가 출가를 할 때 제자로 맞아 준 스님이 바로 동산
         스님이다. 출가 당시 동산 스님을 만났던 성철 스님의 회고가
         재미있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중은 정말 안 될라 캤는데, 그 노                                                                     방생을 하고 있는 원택 스님
         장을 가만히 보니까 싫지가 않더란 말이야. 그래 어째 하다
         보이 영 이상하게 돼버렸어. 강제로 계를 받은 거야. 동산 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저희들은 여러 겁 동안 윤회하면서
         님의 상좌가 된 거라.”                                                            지은 업장을 조금이라도 소멸하고자 조촐하게나마 무참히
           이렇게 성철 스님은 출가했다. 동산 스님과의 인연, 출가의                                       죽어가는 약간의 미물을 살려주는 방생의 법요를 거행하

         인연은 그렇게 우연처럼 시작됐다.                                                       고 있나이다.
           조사전 제막식이 끝나고 대중들은 함께 예를 올렸다. 오늘                                        이 중생들이 업장은 두텁고 정신은 흐리오니 바라옵건대
         날 불자로서 열심히 수행하고 정진할 수 있는 가르침을 준 어                                        제불보살님의 위신력으로 호념하여 보살펴 주시고 불쌍히

         른들을 향한 감사의 표시였다.                                                         여겨 자비로 거두어 주시옵소서.
                                                                                  이제 저희들은 옛 어른들의 격식을 본받고, 대승경전의 가
           ● “모든 생명을 부처님같이 존중하라”                                                  르침에 따라 묵은 빚을 갚고, 오는 세상의 밝은 복을 짓고
           기념관에서 대중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자 간절히 참회하옵고, 이 불쌍한 미물들을 위하여 삼귀

         경호강이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방생 (放                                       의 계와 여래의 십호와 십이인연의 감로법을 들려주려 하
         生)을 하기 위해서다. 경호강 옆 공원에 모든 대중이 모여 방                                       오니 영원히 해탈의 씨앗을 맺게 하여 주시고 무연대비를
         생의식이 시작됐다.                                                               청정법수에 내려 주시와 이 자리에 잡혀온 미물을 비롯하



         24                                               고경                   2016. 05.                                          25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