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16년 6월호 Vol.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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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 스님의 화두 참선 이야기  ●  정리 _ 박희승  는 돈오법을 전했고, 4조 도신과 5조 홍인 대사에 이르러 ‘동

          산법문’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때 6조가 된 무지렁이 나
          무꾼 혜능이 찾아와 8개월 행자생활 만에 단박 깨치고 조사
          선을 정립합니다. 『육조단경』에는 “돈오”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돈오,

             “선지식아, 나는 홍인화상 회하에서 언하대오(言下大悟)하
 단박깨침에 대하여   여 진여본성을 단박에 보았다. 그러므로 이 가르침의 법

             을 뒷세상에 유행시켜 도를 배우는 이로 하여금 지혜를
             돈오하여 각자 마음을 보아 스스로 자성을 단박 깨치게

             하련다.”
                                        - 『고우스님 강설 육조단경』, 244쪽.


 ● 돈오(頓悟)란 무엇인가?  육조 스님은 홍인 화상이 『금강경』 읽어주는 말을 듣고 돈
 선에서는 깨달음을 돈오, 즉 단박 깨침이라 합  오하였다고 스스로 밝히고, 이 돈법을 유행시켜 도를 배우는
 니다. 돈오(頓悟)의 사전적인 뜻은 단박 돈(頓)자에 깨달을 오  이들이 스스로 단박 깨치게 하라 하셨습니다. 이것이 선 (禪)

 (悟)자로 단박에 깨친다는 뜻입니다. 깨달음이 오랜 시간 걸  입니다. 선의 깨달음은 단박 깨침, 돈오입니다.
 리는 것이 아니라 찰나 간에 단박에 깨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러므로 선에 바른 안목을 갖추려면 돈오에 대하여 바로
 돈오법, 돈오선, 돈법이라는 말도 씁니다.  알아야 합니다. 선에서 말하는 단박 깨침, 돈오란, 나를 포함
 이것이 조사선의 종지 (宗旨)이고 특색입니다. 중국에서 정  하여 우주 만물이 중도연기로 존재하기 때문에 나온 입장입
 립된 선종이 짧은 기간에 천하에 확산된 이유는 바로 이 찰  니다. 다시 말해서 우주 만물이 연기로 존재하니 실체가 없습
 나 간에 깨치는 돈오법이라는 가치 때문입니다. 돈오선이 나  니다. 그래서 무아, 공이라 하였습니다. 나도 연기로 존재하니
 오기 이전에 불교는 중생이 세세생생 수행해서 깨쳐야 부처  무아, 공입니다. 나와 우주 만물은 서로 서로 의지하여 존재

 가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입장에서 불교  합니다. 내가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은 양변의 편견일 뿐
 를 닦아가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나는 본래 중도연기로 존재합니다. 내 마음이라는 것도 실체
 그런데, 달마 대사는 2조 혜가 스님에게 마음을 바로 깨치  가 없이 공한 것이요, 내가 중도연기고 무아 공이니 깨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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