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16년 9월호 Vol.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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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단청을 그리는 모습

                                                                               이 CNN 뉴스에 방송되
                                                                               었을 때는 영어 인터뷰
                                                                               를 하는데도 툭툭 튀어
                                                                               나올 정도였습니다.
                                                                                 톡 쏘는 홍어도 잘 먹

                                                                               고, 얼큰한 김치도 잘 먹
                                                                               고, 형수들이 음식을 해
                                                                               다 주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꼬리를 올리며
           브라이언 배리의 한국 형님 조각석 씨가 분향하고 있다.                                      즐거워했습니다. 상모도
                                                                               잘 돌리고, 불화도 잘 그                          브라이언 배리 영단
           “삼복염천의 더위에도 불구하고 저희 막내 동생 브라이언                                      리고, 염불도 잘하고, 영
         배리의 49재에 참석하여 배리가 이승을 떠나는 마지막을 함                                      어 번역도 잘하고, 가만히 보니 배리는 참으로 재주가 뛰어난

         께해 주신 여러분께 유족과 지인을 대표하여 두 손 모아 진                                      동생이었습니다.
         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40여 년 넘게 살아온 이 땅에
           배리는 평소에 자신을 ‘부안 부씨’라고 부를 만큼 부안을                                     서 불화를 그리며,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하며 더 오래 살았으

         사랑하고 좋아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그런 배리를 ‘부                                      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
         처님이 보내준 아들이다’라고 하시며 말은 물론 먹는 것, 씻                                     니까.
         는 것 등등 하나에서 열 가지 모든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그                                       그러나 이제 오랜 시간 혼자 감내해야 했던 병고에서 벗어
         래서 배리가 평소에 하는 말을 들어보면 마치 돌아가신 어머                                      나 자유롭고 편안하게 또 다른 세상에서 신나게 잘 살고 있
         니를 마주하고 있는 듯합니다.                                                      을 거라 믿으니 마음이 놓이고 한편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입만 열면 ‘겁나게’, ‘징하게’, ‘매겁시’, ‘긍께’가 툭툭 튀어나                               저는 믿습니다. 분명 부처님 영산회상에서 ‘거시기’, ‘매겁
         오고 ‘거시기’는 완전히 입에 배서 1999년 태국 왕실 사원에                                   시’하며 불화를 그리고 지인들에게 노루궁뎅이 버섯차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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