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고경 - 2017년 1월호 Vol. 45
P. 33
백일법문 다시 보기
현수법장과
화엄사상의 집대성
글 : 서재영
현수법장 대사
화엄학 탄생의 계보 적으로 소개되면서 과도기적 불교 이해는 사라지게 되었다.
지난 호까지 천태종 사상에 대한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았 격의불교는 방대한 경전과 논소가 번역되고, 그것을 연구하
다. 이번 호부터는 천태종과 함께 중국불교에서 양대 산맥을 면서 등장한 학파불교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구라마집이 번
이루고 있는 화엄종 사상을 살펴볼 차례다. 『백일법문』에서도 역한 『중론』, 『십이문론』, 『백론』에 대한 연구는 수나라 때에
선종 다음으로 비중 있게 다루는 내용이 바로 화엄종 사상이 와서 삼론종(三論宗)의 성립으로 이어졌다. 뒤이어 당대(唐代)
다. 아마도 동아시아 불교에서 화엄을 빼놓고는 불교를 말할 에 이르면 현장이 대규모 경전을 번역하는데 이를 신역(新譯)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라고 한다. 현장의 번역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해심밀경』을
중국불교의 전래 초창기에는 중국적 개념으로 불교를 이해 비롯해 유식계통의 경전이 많이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이후
하는 시대였다. 소위 격의불교(格義佛敎)가 그것이다. 진나라 유식사상을 연구하는 법상종(法相宗)이 성립되면서 유식에 대
말에서 동진시대로 이어지는 불교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를테 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현장의 제자 규기 (窺基)에 의해 종파로
면 반야의 ‘공(空)’을 노장의 ‘무(無)’로 이해했던 것이 대표적 발전한다.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불교에 대한 이해가 그런데 삼론종과 법상종은 인도대승불교의 사상을 중국에
깊어지면서 도안(道安) 등에 의해 비판을 받게 된다. 특히 5세 이식하는 과정에서 성립된 학파불교라는 성격을 띤다. 이들
기로 접어들면서 구마라집에 의해 용수(龍樹)의 사상이 본격 두 학파의 주된 연구 영역은 인도대승불교의 양대 학파로 불
● 고경 2017. 01.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