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17년 2월호 Vol.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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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 것이다.

                                       1년을 허망하고 무의미하
                                     게 보내다가 이런 삶이 쳇바
                                     퀴 도는 것 같아 모든 친구
                                     와 연락을 끊고 백련암에 들
                                     어갔다. 불교에 대해 무지한

                                     상태였지만 ‘내가 지금 해
                                     야 할 것은 오직 이것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상

                                     황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원택 스님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        모든 것이 마치 마법처럼 순                                   원택 스님과 박경주 양, 박 양의 아버지 박승민 씨가 자리를 함께 한 모습
                                     식간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100일 기도와 21일 기도를 아무                                    지 잘 몰라 막연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시봉이야기를 읽으며
         탈 없이 무사히 마쳤다. 일봉 스님이 추천해 주신 경전과 『성                                    행자 생활의 고달픔을 알고는 ‘나의 길이 아니구나’라고 생각

         철 스님 시봉이야기』 덕에 100일 기도를 이어갈 수 있었다. 만                                  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속세의 사회나 스님들의 사회나 다른
         약 이 책이 없었더라면 불교 신생아였던 내가 100일 기도를                                     것이 없다는 걸 느낀다.
         마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세상에 결코 쉽고 편안한 곳이 없다는 것

           시봉이야기는 불교를 쉽게 접하게 해 주었다. 시봉이야기는                                     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노력 없이 쉽게 되는 것도 없다
         불교를 친근하게 그려 나가 두렵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던                                       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스님의 길을 걷게 되면 몸은 힘
         불교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들지라도 마음은 편안하고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일 기도 초반에 나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이 책을 읽어 보니 처음 상상하였던 편안하고 마냥 놀 거
         많이 고민했다. 스님의 삶이 편해 보이고 쉬워 보여 스님이 되                                    라 생각했던 스님들의 삶은 나의 잘못된 생각이었다. 실제 스

         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스님의 삶에 대해서는 아는                                     님들의 삶은 많이 달랐고 속세를 벗어나신 스님들이 대단해
         게 거의 없는데다가 스님이 되기 이전의 행자 생활이 어떠한                                      보였다. 그래서 지금은 불교 공부를 하면서 몸이 편한 것보다



         ● 고경                                           2017. 0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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