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17년 3월호 Vol.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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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끼의 식사만 하고 있었다. 수행이 높아질수록 걸치던

         옷도 다 벗어버리므로, 이들을 가리켜 천의파(天衣派)라 부르
         기도 한다. 하늘을 옷 삼아 다닌다는 말이다. 이들의 수행은
         단적으로 고행이다. 그들의 고행을 보면, 음식을 적게 먹는 것
         에서부터 시작해서, 수개월에 한 번씩 머리카락과 수염을 손
         으로 몽땅 뽑는 것도 들어가 있다.

           머리카락을 뽑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한두 가닥만 뽑혀도 따끔한데, 수십 가닥이 한꺼번에
         뽑히면 그 고통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런데, 자이나

         교도들은 가령 수염을 뽑다가 고통에 눈물이라도 흐르면 수
         행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그 고통이 아무 것도 아니라
         고 관찰하면서 잘 참는 것으로 보였다. 또 최근 인도의 자이                                     말한다. ‘나’에 대한 이 두 종류의 집착은 그 뿌리가 무척이나
         나교 가정에서 13세 소녀가 68일간 단식한 뒤 세상을 떠나는                                    깊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불전에서 무아(無我)를 강조하는 것으
         일이 발생했는데, 자이나교도들은 이 소녀를 성인으로 받들기                                      로 보인다.

         도 했지만, 인도 경찰은 이를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불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이나교는 ‘자아’에 대해 바른 견                                     무아(無我)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
         해를 세우지 못하였으므로, 그들의 행동 역시 극단적인 단식                                        『명추회요』에 인용된 귀신과 시체에 대한 얘기는 본래 인

         이나 고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인도 철학의 여                                     도의 용수 보살이 지은 『대지도론』에 나온다. 『대지도론』을
         러 학파들과 같이 자아에 대해 그릇된 사상을 학습함으로 인                                      보면, “어떤 경우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해 ‘나’라는 생각을 일
         해 잘못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은                                      으킨다.”라는 구절 다음에 귀신 둘이 시체를 두고 다투는 내
         기본적으로 ‘나’를 붙잡고 그것을 보존하려는 본능적인 의지                                      용이 나오므로, 귀신 얘기가 ‘나’에 대한 여러 가지 집착 가운
         를 지니고 있다. 전자를 분별아집 (分別我執)이라고 하고, 후자                                   데 다른 사람의 몸에 대해 ‘나’라는 생각을 일으키는 경우에

         를 구생아집 (俱生我執)이라고 한다. 분별이란 후천적으로 배워                                    해당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매우 이상스럽게 들리겠지
         서 익혀진 것이고, 구생이란 나면서부터 있는 본능적인 것을                                      만, 아래 내용을 보면 금방 이해될 수 있다. 먼저 『명추회요』



         ● 고경                                           2017. 03.                                                                44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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