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17년 6월호 Vol.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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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오래된 미래
사띠의 의미 변화
글 : 명법 스님
초기불교 수행자들 중에는 ‘사띠’가 불교에 도입되어 불교
수행의 본질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한 이후 그 어떤 변화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이런 믿음, 즉 사띠의
지난 4월 29일 봉행된 동산 대종사 열반 52주기 추모재 후 대중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의미가 부처님 시대부터 확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정확한 번역어를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오늘날 한국불교학
계에서 이른바 ‘사띠 논쟁’을 낳은 배경이다.
경선 스님은 ‘준비된’ 총림의 주지였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 그러나 실제로 사띠 개념이 지금까지 단일한 의미로 사용
없는 답변이 이어졌다. 짧지 않은 시간의 인터뷰가 끝나고 사 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지칭하는 불교수행법 또한 다양하다.
진 촬영을 위해 밖으로 나오니 낯익은 ‘세 글자’가 다시 보였다. 심지어 오늘날 남아시아에서 실천되는 수행법들이 초기불교
‘堪忍待(감인대)’. 범어사를 중창시키고 현대 한국불교의 기 수행법과 정확하게 일치하느냐에 대해서도 최근 비판적 주장
틀을 세운 동산 스님이 제자와 불자들에게 항상 강조했던 말 이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그렇다면, 모든 개념이 그렇듯이 사
씀이다. ‘참고 견디고 기다리라’는 노사(老師)의 말씀을 실천하 띠 개념은 니체가 말한 계보학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스펙트럼
고 있는 경선 스님의 모습이 당당하다. 을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그 의미의 해석 및 수행법에서 강조
● 고경 2017. 06. 2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