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17년 6월호 Vol.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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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    도 과거의 행동을 기억하지만 그 기억은 불건전한 의식이 일어

 상좌부와 설일체유부 모두 사띠를 인지 대상을 마음속에   난 것이기 때문에 사띠와 무관하다. 정리하면, 대부분의 기억
 간직하는 의식의 능력으로 보았지만, 설일체유부에서는 모든   이 사띠와 연합되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상(想, samjna), 즉 개
 의식이 인지 대상을 ‘마음에 간직하기’가 전제되어야 발생한  념적 동일시와 연합되어 일어난 것이며, 따라서 기억은 실제
 다고 보았기 때문에 사띠는 변행심소로 분류되었다. 따라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반영하기보다 탐·진·치의 영
 우리가 탐·진·치와 같은 불건전한 심소를 기억한다면 이때   향을 받아 마음이 만들어내는 개념들과 생각들에 불과하다

 사띠는 당연히 불건전한 마음의 상태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  는 것인데, 상좌부뿐 아니라 불교 아비달마 사상가 대부분이
 다. 따라서 건전한 심소을 기억하는 ‘올바른 사띠 (正念)’가 있  상(samjna)이 기억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

 듯이 불건전한 심소를 기억하는 ‘잘못된 사띠 (mithyāsmrti, 邪  유식논사인 세친 역시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
 念)’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 인지하는지 설명하면서 기억을 기억의 대상에 대한 ‘개념
          적 동일시’에 따라 일어나는 의식의 특수한 사례라고 설명하
 사띠의 스펙트럼  고 있다. 이 점에 대해 그는 다른 아비달마 논사와 의견을 같
 이 논쟁에서 유식학파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입장을 취했다.   이하고 있지만, 사띠의 대상이 현존하는 것인가, 아니면 과거
 유식학파는 사띠가 모든 의식에 존재한다는 설일체유부의 주

 장도, 사띠가 항상 그리고 오직 건전한 마음의 상태와 연합해
 있다는 상좌부의 주장도 부정하면서 사띠를 특수한 상황에
 한정된 마음의 특징으로 보았으며, 불건전하거나 건전한 마

 음 상태에 모두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논쟁은 “기억이 어떤 마음의 기능과 연결되어 있는가”라
 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사띠가 기억 행위에 핵
 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우
 리가 기억하는 모든 것이 사띠의 결과인가에 대해서는 부파마

 다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상좌부 논서 『수승의
 주(殊勝義註, Atthasalini)』에 따르면, 불건전한 마음의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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