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17년 6월호 Vol.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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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게 절로 수행하고 있는 신도들이 있다는 그 모습에 시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청한 국민들이나 불자들은 성철 큰스님의 신도들의 신행 지                                         4월 29일 오후 7시 10분에 긴장된 마음으로 ‘다큐 공감’을
         도에 대해서 새삼 자기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합                                      보기 위해 상좌들과 TV 앞에 앉았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나
         니다.                                                                   는 순간 모두들 “와!”하며 박수를 쳤습니다.
           성철 큰스님께서는 “자기 기도, 자기 수행은 자기가 해야                                       무엇보다 ‘삼천배, 나를 찾는 수행’을 제작 편집해 준 ‘다큐
         한다. 스님이 대신 해줄 수 없다.” 하시며 절에 왔을 때뿐만 아                                  공감’ 팀에게 감사하고 감사했습니다. 시청한 뒤의 흥분을 가

         니라 매일 집에서 108배에서 시작해 5~600배씩을 하는 것을                                   라앉힐 새도 없이 여기저기서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격려 일
         기본으로 하여 부처님께 절하며 수행하라고 늘 신도들에게                                        색의 전화를 받으면서 혹시나 하는 걱정을 녹이고 편히 잘 수
         당부하셨습니다. 그러한 신심들이 응결되어서 큰스님 열반 뒤                                      가 있었습니다.

         에도 “자기 기도는 자기가 해야 한다.”는 큰스님의 간곡한 당                                      다음 날 아침 어느 교수님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다큐 공
         부가 큰스님께서 떠나셨어도 항상 우리 곁에 계신 듯 백련암                                      감’ 잘 보았습니다. 선대 조사님의 법을 이어 차세대에 전하시
         모든 신도들에게 마음의 중심이 되어 오늘의 절 수행을 하기                                      는 원택 스님 거룩하십니다. 건강하세요.”라는 인사였습니다.
         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며칠 후 서울 조계사 앞을 지나가는데 안면이 있는 불
           PD님과 촬영자는 물론이고 작가님도 눈을 붙이지 않고 세                                     구(佛具) 가게 사장님이 제 손을 덥석 잡으며  “스님! 수고하셨

         곳을 두루 다녔는데 1000배 하는 동안 각 법당의 인터뷰 대                                    습니다. 초파일을 맞이하여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정말 큰스
         상자들을 마음속으로 고르고 나서 한 분 한 분 인터뷰하는                                       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큰스님께서 떠나셨어도 떠나시지 않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4월 둘째 주 금요일 저녁 8시부                                    고 우리 곁에 계시는 듯 당신의 신도님들이 이렇게 열심히 부

         터 시작해 다음날 오후 5시까지 21시간에 걸친 1만배 절을                                     처님께 절을 올리며 수행하는 모습은 정말 장하였습니다. 불
         하는 시간 동안 중간 중간 조금씩 쉬면서 ‘다큐 공감’ 팀도 잠                                   교는 기복(祈福)이라고 비난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자신감
         을 자지 않고 계속 촬영하고 쉬는 틈에 계속 절하는 신도님                                      넘치게 인터뷰하는 신도님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강한 신심 (信
         들과 인터뷰 하는 그 열정에 저도 정말 놀라웠는데 작가님이                                      心)이 느껴졌습니다. 스님,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뜻밖의 인사
         1만배 하는 보살님들 틈에서 마지막 부분에 함께 동참하여                                       도 들었습니다.

         500배를 하더니 “다음에 ‘영원한 자유’가 절 하는 날 삼천배                                     “학교는 일단 공부를 하는 곳이잖아요. 외워야 하고, 시험도
         에 동참하기로 약속했습니다.”라며 저에게 힘주어 말하는데                                       쳐야 되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주는 게 많잖아요. 그런데 여



         ● 고경                                           2017. 06.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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