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7년 8월호 Vol.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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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 60여 명 되는 현 대중을 해제 후에도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과 어떻게 단계적으로 대학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
                                                                               가 하는 문제.
                                                                                 그리고 지금 강원의 학과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전심법
                                                                               요(傳心法要)』, 『돈오요문(頓悟要門)』, 『영가집(永嘉集)』, 『육조단
                                                                               경』, 『임제록』, 『종경록(宗鏡錄)』 등으로 대체한다는데 과연 이

                                                                               런 교과내용에서 이 시대와 사회가 갈망하고 있는 종교적인
                                                                               인물이 나오겠느냐는 것이다.
                                                                                 정규적인 학교교육을 받은 바 없다는 ‘순수성’만으로 현대

                                                                               교육의 최고 학부인 대학을 어떻게 구상하고 운영해갈 것인
                                                                               가는 차치하고라도 평자들의 말에 의하면 사리에 밝지 못함
                                                                               과 인내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문제는 많다.
                                                                                 우리가 존경해마지 않는 ‘큰스님’들이 다 그러듯이 스님에

                                                                               게도 현장의식이 거의 부재다. 말하자면 역사의식이 희박하다
         1967년 첫동안거 기념사진
                                                                               는 말씀이다.
                                                                                 현대가 요구하고 있는 종교적인 지도자에게 역사의식이 없

         구조를 바꾸는 일이며, 교육시설은 수선오도(修禪悟道)를 목                                      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표로 한 체계 아래 승가대학의 설립을 뜻한다.                                               ‘종교인’의 관심은 최면술이나 실험심리학의 겉핥기 이론에
           그런데 이와 같은 계획은 현 종단의 관심도와 경제문제 때                                     보다는 이 현실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해야 할 것인가에 있어
         문에 그 시제는 어디까지나 ‘먼 훗날형’이다.                                             야 하겠기 때문이다. 이교(異敎)를 포함해서 모든 종파를 초월

           그러나 문제는 보다 본질적인 데 있는 것 같다.                                          한 진리의 사도여야 할 우리가 비구다 대처다 선이다 교다 용
           과거에 매달리는 회고적인 ‘대가리’가 아니라 먼 지평에 눈                                    성문하다 만공문하다 등등 우리 주변의 악순환을 선 (禪) 일변
         을 둔 슬기로운 ‘머리들’이 맞대어져야 한다.                                             도만으로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오늘 우리의 현실은 중국 당



         ● 고경                                           2017. 08.                                                                1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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