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17년 8월호 Vol.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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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오래된 미래
행은 호흡에 대한 관찰 과정을 통해 몸, 느낌, 마음의 현상, 법
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내는 단일한 방법이다. 이 때문에 학계
『아나빠나사띠 숫따』에 나타난 에서는 일목요연하게 체계화된 『아나빠나사띠 숫따』의 체계
불교 호흡 수행 가 『대념처경』보다 뒤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호흡 수행이 사념처 전체를 포괄하는 수행방법으
로 전환된 이유는 무엇일까? 『대념처경』에서 제시하는 44가
글 : 명법 스님(은유와마음연구소)
지의 수행법은 몸, 느낌, 마음의 현상, 법에 대한 지속적인 관
찰[隨觀, anupassin]로 이루어진다. 호흡에 대한 사띠 수행은
몸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身隨觀] 중 하나로서, 이와 같은 지
속적인 관찰을 통해 사념처 수행은 위빠사나로 전개된다.
지난 연재에서 설명했듯이 호흡 수행은 거의 대부분의 종 “이와 같이 혹은 안으로 몸에 관련하여 몸에 관련된 현
교전통에서 기초적인 수행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그 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머문다. 혹은 밖으로 몸에
방법은 서로 다르다. 초기불교에서도 호흡 수행에 대한 설명 관련하여 몸에 관련된 현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이 동일하지 않은데, 『대념처경 (大念處經)』과 『아나빠나사띠 머문다. 혹은 안팎으로 몸에 관련하여 몸에 관련된 현상
숫따(Ānāpānasati Sutta, 안반수의경)』의 설명 역시 차이가 있다. 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머문다. 혹은 몸에서 사라
『대념처경』은 호흡에 대한 사띠 수행을 신념처 (身念處)의 하나 지는 현상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머문다. 혹은 몸
로서 제시한다. 반면 『아나빠나사띠 숫따』에서는 호흡에 대한 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사띠 수행이 사념처 (四念處) 수행을 포괄하는 것으로 제시되 서 머문다.”
어 있다. 이 차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념처경』에 제시된 44가지의 수행 목록이 비록 몸, 느낌, 그런데 네 가지 염처 수행 가운데 몸과 법에 대한 사띠는
마음의 현상, 법에 대한 사띠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 경이 편 그 세부 대상 각각을 대상으로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찬된 당시까지 실천되었던 모든 방법들이 뒤섞여 있다는 인 다시 말해, 몸과 법에 대한 사띠는 그 대상 중 어느 하나를 선
상이 강한 것과 달리, 『아나빠나사띠 숫따』에 제시된 호흡 수 택하여 수행하더라도 일어남과 사라짐, 즉 무상의 진리를 체
● 고경 2017. 08. 2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