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고경 - 2017년 8월호 Vol.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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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법문 다시 보기
호흡은 몸에서 가장 중요한 작용이고 가장 편리하게 관찰
할 수 있는 대상 중 하나이다. 날숨과 들숨을 관찰하면 몸에
대한 밀착된 관찰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행자는 몸의 무 하늘의 달과
상을 꿰뚫어볼 수 있고 마침내 다섯 번째 단계에서 설명한 것 천강에 비친 달
처럼 몸에 대한 집착을 포기할 수 있다. 그 결과, 관찰 대상을
직시하고 그것을 사실 그대로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보고 알
글 : 서재영
게 된다.
『아나빠나사띠 숫따』는 인도의 전통적인 호흡 수행을 사띠
를 핵심으로 하는 수행방법으로 변용시켜 물질과 정신, 그리
고 그 원인인 무상, 고, 무아의 통찰로 이끄는 수행법으로 발
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한 알의 모래 속에 담긴 우주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고,
한 떨기 들꽃에서 천국을 보려거든
작은 손아귀로 무한을 움켜쥐고,
촌각의 시간에서 영원을 포착하라.”
19세기 영국 시인 윌리암 블레이크가 남긴 영감어린 시의
명법 스님 _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해인사 국일암에서 성원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한 구절이다. 작은 손아귀로 온 세상을 움켜쥐고, 촌각의 시
운문사 승가대학을 마치고 10년간 강사로서 학인을 지도했다. 경전 연찬을 하는 틈틈이 제
방에서 정진했으며, 서울대와 동국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과 대안연구공동체 등에서 미학, 명 간에서 영원을 포착할 수 있다면 한 줌의 모래 알갱이 속에서
상, 불교를 강의해오고 있다. 2016년 미르문화원을 열고 그곳에서 은유와마음연구소를 맡
아 운영한다. 새로운 형식의 불교모임인 무빙템플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이 밖에도 (사) 도 온 우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언뜻 보면 모순적이고 불가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와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은유와 마 능한 일이며,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문학적 표현으로 느껴
음』, 『미술관에 간 붓다』, 『선종과 송대사대부의 예술정신』 등이 있으며, 「무지한 스승으로서
의 선사」, 「『선문염송』의 글쓰기-정통과 민족적 정체성의 지향」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진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유는 불교사상, 특히 화엄의 법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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