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17년 10월호 Vol.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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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가지로 추한 꼴을 하고 있어 도무지 사람 같지가 않았 하고 연꽃 천 송이를 낳았는데 송이마다 아들이 들어 있었다.
기에 사람들이 보기만 하면 모두 무서워했다. 이 딸이 자라서 제1왕비는 질투가 나서 계략을 꾸민다. 해산하느라 정신없는
시집갈 나이가 되자 왕이 대신들을 모아놓고 대책회의를 한 작은 왕비의 눈을 가리고, 썩어서 악취 나는 말의 허파를 대
다. 그리하여 신분은 괜찮으나 가난하고 의지가지가없는 남자 신 가져다 놓았다. 연꽃 천 송이는 상자에 담아 강물에 내던
를 물색해오라 명하여 거지같은 사람이 불려온다. 왕이 이 사 졌다. 그러고는 왕에게 상서롭지 못한 썩은 물건을 낳았다고
람에게 물었다. 보고하여 정적을 제2왕비의 자리에서 내쫓은 다음, 다시는
“나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아주 못생겨서 사람들에게 보일 왕의 얼굴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형편이 못된다. 그대에게 아내로 주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있 한편 천 명의 연꽃왕자들은 강물에 떠내려가다가 인접국
겠는가?” 왕에게 구출되어 힘센 장사로 성장한다. 그 나라는 약소국이
그는 이렇게 답했다. 라 바라내국에 매년 조공을 바쳤는데 장사로 성장한 아들들
“왕이 요청하시니 설사 그것이 개라 하더라도 사양하지 않 이 더 이상 조공을 바칠 수 없다며 바라내국을 치려고 한다.
겠는데 하물며 왕의 딸을 사양하겠습니까.” 다급해진 바라내국은 막아낼 방도를 찾았으나 별 도리가 없
이 뒤로 길게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공주는 밖에 한 번 못 었다. 이때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나선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나오고 꼭꼭 숨어 살다가 부처님께 간절히 빌어서 머리끝에 유폐되었던 연꽃부인이다. 천 명의 아들이 활을 들어 쏘려는
서 발끝까지 단번에 선녀 같은 여인으로 변신한다. 그리고 남 순간, 자신이 친모임을 밝힌다. 아들들은 무엇으로 당신이 어
편과 영원히 행복하게 산다. 머니라는 것을 알겠느냐며 증명을 요구한다. 연꽃부인이 즉시
손으로 유방을 누르니, 한쪽에 오백 줄기씩 젖이 뿜어져 나와
■댓글 예나 지금이나 여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역 천 명의 아들 입으로 들어갔다. 이것으로 전쟁을 막고 두 나
시 외모이다. 비렁뱅이나 다름없는 남자가 무려 공주를 개 라는 화해하고 모두가 참회한다.
에 빗대고 있다.
■댓글 천 명의 아들을 낳고 천 줄기 젖을 뿜어낸
#이야기 2 연꽃부인, 불성과 인격을 가진 존재이지만 이 여자는 자궁
바라내국 한 수행자에게 예쁜 딸이 있었는데 왕이 사냥을 과 유방뿐이다.
나왔다가 보고 반하여 제2왕비로 삼는다. 때가 되어 임신을
● 고경 2017. 10. 56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