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17년 11월호 Vol.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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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의 뒷골목
삼신불(三身佛)은 법신불・보신불・화신불을 뭉뚱그린 말이
다. 법신불(法身佛)인 비로자나불은 ‘진리’로서의 부처님이다.
최고의 삼매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만유(萬有)의 본체를 가리키며 빛깔도 없
‘만족감’ 고 형체도 없다. 보신불(報身佛)인 아미타불은 ‘수행’으로서의
부처님이다. 극락에 계신다는 아미타불은 진정한 ‘노오오오
력 (?)’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법장(法藏)보살이 48개의 대원(大
글 : 장웅연
願)을 세우고 지독한 고행과 난행으로 정진하여 마침내 아미
타불이 되었다는 전언이다. 화신불(化身佛)은 교화(敎化)로서
의 부처님이다. 사바세계에 몸소 내려와 입으로 가르치고 손
으로 기적을 행하는 ‘실제적인’ 부처님을 일컫는다. 사람의 몸
만취에 찌들어 자다가 문득 손목을 베고 잔다. 을 받았다 해서 응신불(應身佛)이 별칭이다. 불교의 교조(敎祖)
맥박이 뛴다. 인 석가모니불을 가리킨다.
숫자에 떨어지면 부처가 아니다. 완전무결하지 않거나 필연
내가 나를 사는 게 아니었구나. 적으로 물질을 밝힌다. 예컨대 ‘2’는 ‘1’보다 크다. 또한 많다.
몸뚱이에 빌붙어 사는 거였구나. 갓난아이는 1과 2와 3의 실체를 파악해가면서 그들 사이의
시간이 나를 사는 거였구나. 계급과 역학관계도 익힌다. 모략과 질투와 복마전의 근본에는
언제나 산수(算數)가 있다. 계산에 능한 자들은 대체로 함부로
제98칙 — ● 말하거나 부풀려 말하면서 자신을 지지할 머릿수를 ‘모으거
동산의 항상 간절함(洞山常切, 동산상절) 나’, 남들의 미움을 ‘산다.’ 숫자에 떨어진다는 건 분별에 떨어
진다는 것이고 끝내는 비열하고 쩨쩨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승려가 동산양개(洞山良介)에게 물었다. 그러므로 주변을 이용하지 않고 머리를 굴리지 않는 순간
“삼신(三身) 가운데 어느 몸이 숫자에 떨어지지 않습니까?” 만큼은 부처다. 나의 정직과 성실이 법신불이요, 더 나은 정직
동산이 말했다. 과 성실을 쌓으려 하는 자세가 보신불이요, 그간의 정직과 성
“나는 항상 이것에 대해 간절했었다.” 실로 이웃을 대하는 내가 화신불이다. 간절한 마음은 ‘1’과 ‘2’
● 고경 2017. 11. 48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