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고경 - 2018년 2월호 Vol.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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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재 상식으로 수용하는 선종 조사의 계보는 7~8세기 今言安心, 略有四種. 一者背理心, 謂一向凡夫心也. 二者
경 매우 치열한 격돌 끝에 정립된 이후, 800년대 이후로는 이 向理心, 謂厭惡生死, 以求涅槃, 趣向寂靜, 名聲聞心也. 三者
견이 없게 되었다. 入理心, 謂雖復斷障顯理, 能所未亡, 是菩薩心也. 四者理心.
영명연수 선사가 『능가사자기』에서 직접 구나발타 삼장의 (大正藏 권85)
글을 인용한 것인지, 아니면 간접 인용한 것인지는 확실히 알
기 어렵다. 다만 그가 구나발타 삼장의 말씀 전체를 읽은 다 위의 네 가지 경우 중 첫 번째는 불교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음 『명추회요』에 인용된 내용만을 뽑아냈다는 것은 알 수 있 이치와 진리를 그야말로 등지는 범부에 해당한다. 이는 마음
다. 왜냐하면 『명추회요』 100권-3판의 내용은 구나발타 삼장 을 편하게 하는 안심 (安心)과 상관없어 보이지만, 현실세계에서
이 설한 안심 (安心)의 네 가지 가르침 중 네 번째에 속하는 내 는 이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에 첫 번째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
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심의 가르침 네 가지를 같이 읽어 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성문(聲聞)의 마음인데, 이들은 생사의
보면 『명추회요』의 인용문이 훨씬 수월하게 이해되는 점이 있 현실세계를 버리고 저 멀리 고요한 열반을 따로 구하고자 하
으므로, 이를 한꺼번에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능가사자기』 는 성향을 지닌다. 세 번째는 보살(菩薩)의 마음인데, 이들은 불
에 나오는 내용이다. 법의 이치에 들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깨닫는 자와 깨달아지는
법의 자취가 남아 있는 한계를 지니는 것으로 묘사된다. 네 번
지금 안심 (安心, 마음을 편히 함)이라고 할 경우, 대략 네 가 째는 이치와 마음의 구분이 사라져버려서, 이치가 곧 마음이
지 경우를 들 수 있다. 첫째, 이치를 등지는 마음이니, 오로 고 마음이 곧 이치가 되어버린 경우를 말한다. 구나발타 삼장
지 범부(凡夫)의 마음이다. 둘째, 이치로 향하는 마음이다. 에 따르면, 마음을 편히 하는 것에는 여러 층차가 있으니, 그
이는 생사를 싫어하고 열반을 구하고자 하여 고요함으로 가운데 이 네 번째가 가장 수승하다.
향하는 것이니, 바로 성문(聲聞)의 마음이다. 셋째, 이치에 들
어간 마음이다. 이는 비록 장애를 끊고 이치를 드러냈지만, 마음이 그대로 이치이고 이치가 그대로 마음이다
주체와 객체의 대립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이니, 바로 보 연수 선사는 아마 위의 네 가지 내용을 쭉 다 봤을 것이다.
살의 마음이다. 넷째 이치 그대로의 마음이다. 다만 『종경록』 후반부의 인증장은 매우 간략하고 핵심적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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