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8년 3월호 Vol.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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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함을 알게 되었다. “사람이 부처가 되면 얻었다[得] 하고 사람이 지옥으로 떨어지
왕안석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면 잃었다[失] 한다. 옳다[是] 그르다[非]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옛날 도인은 공적 [功業]도 그의 마음에 누를 끼치지 못했는 삼조(三祖)께서 말씀하시기를, ‘시비득실을 동시에 놓아 버리
데 하물며 죽은 뒤의 이름에 연연할 턱이 있었겠는가? 서산 양 라’ 하셨다.” <백장회해(百丈懷海), 『백장록(百丈錄)』>
(西山亮, 1153~1242) 스님이 서산에 은거한 일, 법상(法常, 752~
839)스님이 대매산(大梅山) 암자에 살던 일, 귀종 지상(歸宗智常) 여산(廬山)의 원공(遠公)이 이르되 “근본 단서[本端:무명]가 끝
스님이 자기의 눈을 멀게 했던 일, 법정(法正) 스님이 이름을 말 내 어디로부터 왔는가? 있음과 없음의 경계에서 일어났다 멸
하지 않은 일 따위는 모두가 자신이 들었던 바를 실천한 것이 했다 하도다. 하나의 미세함이 움직이는 경계에 젖어든 뒤로는
었다. 그러므로 가신 지 수백 년이 지나서도 그분들의 늠름한 이를 형용하면 민둥산[禿貴山] 모양이로다.” 하였거니와, 3조께
기상은 오히려 살아 계신 듯하다. 그분들은 이 세상에 뜻이 없 서 꺼림하신 것은 벌써 스스로가 미워하고 사랑한 뒤에 도리
었으나 사람들이 다투어 가며 이 분들과 함께하려는 것은 당 어 말씀하시기를, “다만 미워하거나 사랑하지만 않으면 환하게
연한 이치라 하겠다.” <혜홍각범(慧洪覺範), 『임간록(林間錄)』> 밝아지리라.” 하였으니, 여러분은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을 향
해 자세히 점검해 보라. <만송행수(萬松行秀), 『종용록(從容錄)』>
“삼조(三祖)께서 말씀하시기를, ‘현묘한 종지를 모르고 망념
을 가라앉히느라 헛수고하는구나’ 하셨다. 또 ‘보이는 것 [物] 보 3조께서 이르시되, “대도(大道)는 바탕이 너그러워서 쉬움도
는 것 [見]이라 오인한다면 마치 기와 부스러기를 가진 것과 같 어려움도 없건만 조그마한 소견으로 의심을 일으키면 서두르
으니 무엇에 쓰겠으며, 보는 것이 아니라 한다면 목석과 무엇 면 서두를수록 더욱 더뎌진다.” 하셨다.
이 다르랴’라고 하셨다.” <백장회해(百丈懷海), 『백장록(百丈錄)』> <만송행수(萬松行秀), 『종용록(從容錄)』>
“삼조(三祖)께서 말씀하시기를, ‘현묘한 뜻은 알지 못하고 부 삼조가 이르되, “증애(憎愛)하지만 않으면 통연(洞然)히 명백
질없이 애써서 생각만 고요히 한다’고 하였다.” 하리니 한 생각이 만 년에 이르도록 받아 지녀 다함이 없게 하
<백장회해(百丈懷海), 『백장록(百丈錄)』> 라.” 하였고, 녹문(鹿門)이 이르되, “온 땅덩이가 학인의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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