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18년 3월호 Vol.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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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이다. 오! 삼조(三祖)는 어떤 분이시던가? 화두 한 말씀  벌거숭이 머리로

 을 내놓으시면 천하의 납승이 뛰어넘으려야 뛰어넘을 수 없는   이름 밝히기 꺼려하니
 분이다. <만송행수(萬松行秀), 『종용록(從容錄)』>  식견도 떠나고 미혹한 생각을 멀리 벗어나

                 세상사 얽매임 모두 다 없애려 했네.
 조주 스님이 평소에 이 화두를 들어 말씀하시면서 “간택을

 꺼려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3조(三祖) 스님의 『신심명(信心銘)』  산과 바다 시내에 묻혀
 에 이르기를, “지극한 도는 어려울 게 없다. 오직 간택을 하지   삼베옷에 삿갓 쓰고

 않으면 될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아주 명백하니  유유히 왕래할 제
 라.”고 했다. 시비가 있는 순간 간택에 떨어지거나 명백에 떨어  갈포 속에 보물을 품었도다.

 진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이해를 하면 잘못이다. 이렇게 쇠못
 을 박고 아교풀 칠을 한 것처럼 집착해서야 무슨 쓸모가 있겠  진실된 마음만을 갈고 닦아

 는가?             몸과 이름을 모두 버리니
 조주 스님이 “간택에 떨어지거나 명백에 떨어진다.” 했는데   후세에 무덤조차

 요즈음 참선하여 도를 닦는 사람들은 간택 속에 떨어져 있지   아는 이 없구나.
 않으면 반대로 명백 속에 빠져 있다.                        <혜홍각범(慧洪覺範), 『임간록(林間錄)』>

 <원오극근(圓悟克勤), 『벽암록(碧巖錄)』>



 어두운 6도(六道)가
 밝음을 막지 않으니

 터럭 끝만치도 어긋남 없이
 감로 열반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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