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18년 5월호 Vol.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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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서는 저 바다 건너 일본의 젊은 불교학자가 그의 박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즉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사학위논문에서 상세히 해명하였다. 있다. 그러므로 눈을 돌려 중국에서 벌어졌던 돈점논쟁을 먼
그래서 백련불교문화재단에서는 2016년에 한국선학회와 같 저 살펴보자. 중국불교에서 돈점논쟁은 규봉종밀 (780-841) 스
이 연수 선사의 선사상을 해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하였고, 님에 의해 가장 선명히 제기되었다. 그는 하택 (荷澤)의 후예를
그 자리에 이 일본 학자를 초청하여 연수 선사의 돈점론에 대 자처한 인물로서, 당시 하택과 대비되는 선풍을 지니고 있던
한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야나기 미키야스(柳幹康)라는 마조(馬祖, 709-788)의 후예들에 대해 강력한 비판정신을 발휘
이름의 일본 학자는 자신의 연구 결과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하였다.
성철 스님의 견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 대해
무척이나 고무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얼마 전에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도 그는 『선문정로』가 중국어로 번역되면 꼭 보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다.
필자 역시 야나기 선생님의 연구를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동아시아 선종사에서 돈점
론을 둘러싼 채 전개되었던 치열한 논쟁이 한국불교에서도 다
시 한번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중국에서는 마조 스님
의 후예들과 종밀 스님에 의해 벌어졌던 이 논쟁이 한국에서
는 고려의 보조 스님과 현대의 성철 스님에 의해 대략 800여
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벌어졌던 것이다.
돈점논쟁의 방향성
이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가늠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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