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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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게 되면은 불교의 대반역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천만 번 죽는 한이                                               우주의 대법이요 만세의 공리인 위대한 불교를 맛나 허망한 일시의 명

                                                                                                                                   26)
           있드라도 명리 (名利)의 염(念)은 바려야 하는 것이다.                                                      리를 위하여 살인 강도보다 우심 (尤甚)한  진리의 대반역이 되어서는 천
             세속인도 무슨 도이건 도를 성취하려면은 삼강대절 (三綱大節)의 결심이                                             추만대에 씨츨 수 없는 유한(遺恨) 이 되고 말 것이다. 오즉 일시의 허망
                                                                                                                             27)
           안이면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국가를 위하여 죽는 충(忠), 부모                                            에 끌이지 말 영원한 자유를 위하여 일체를 불고(不顧)하고 결사 노력할
           를 위하여 죽는 효(孝), 부부를 위하여 죽는 절(節), 이것이 삼강대절이니                                           따름이다.

           이해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생명으로써 진심갈력한다는 말이다. 보통 평
           범한 세속에서도 그러하거든 만세 공리 (公理)로 자부하는 불교 내에서는

                                              21)
           었떠하여 할 것인지 심경의 일우(一隅)에  양심이 추호라도 잔재(殘在)하
           다면 분연대기 (忿然大起) 할 것이다.
                               22)
                                                       23)
             오즉 제왕의 부귀도 다 버리고 폐의파리 (弊衣破履) 의 행자로써 생명을
           불고(不顧)하고 일심 수도하든 고래 유명인의 행적을 밟어얄 것이다. 근세

           만 하드라도 동아(東亞) 일대를 통합하여 대청제국을 건설한 순치(順治)황
           제도 일조(一朝)  분연(憤然)히 자각한 바 있어 천고의 위업을 결연히 바리
                        24)
           고 야반도주하여 금산사(金山寺)에 은신하여 부목 노릇을 하며 수도하지
           않엇는가. 그리하여 술회하기를 “나는 본래 서방의 구도하는 일개 납승이
                                                                                                26)   우심(尤甚)한 : “더욱 깊은”
           었거늘 무슨 인연으로 제왕가에 타락하였든고.” (我本西方一衲子 緣何流落帝王                                            27)   유한(遺恨) : 살아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남은 한.
           家) 무일푼의 구도자로써 천하 제왕이 된 것을 여지없는 타락으로 본 것이

                                                                      25)
           니 이렇한 심정에서만 대도(大道)는 가능한 것이니 일침일선(一針一線) 을
           위하여 생명을 걸고 싸우는 명리 납승과는 천양지별 (天壤之別)이 있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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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심경의 일우(一隅)에 : “마음 한 켠에”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의 불교 주제 구현 연
           22)   분연대기 (忿然大起) : 버럭 성을 내면서 벌떡 일어섬.
                                                                                                           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철선사상연구원 연구원과 금강대학교 인문한국연구센
           23)   폐의파리 (弊衣破履) : 다 떨어진 옷과 해진 신발. 초라한 차림새.
                                                                                                           터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위덕대학교 전임연구원. 대중문화를 통해 불교를 전하는 일
           24)   일조(一朝) : 하루 아침에
                                                                                                           에 관심을 두고 있다.
           25)   일침일선 (一針一線) : 바늘 하나와 실밥 한 올. 하찮고 사소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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