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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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들을 통해 승조는 인도의 중관사상을 중국에 정확하게 알리고 소개했  을 개척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다. 동시에 공사상을 잘못 이해한 기존 학설들의 단점을 지적해 동시대인  둘째, 승조의 또 따른 저술인 『주유마경 (註維摩經)』과 승조의 친작(親作)
 과 후대인들에게 불교사상 이해의 큰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구마라집의   여부에 논란이 있는 『보장론(寶藏論)』 등을 『조론』과 함께 입체적으로 검토

 22)
 열반을 애도한 글 「구마라집법사뢰 (鳩摩羅什法師誄)」 도 현존한다.   해 반야중관사상에 대한 승조의 견해와 특징, 노장철학과의 연관성, 그의
 따라서 당연히, 『조론』이 후대 중국불교·사상계에 끼친 영향 역시 지대  언어관 등을 조명해야 한다. 특히 「물불천론」·「부진공론」·「반야무지론」·

 하다고 말할 수 있다. 위진남북조·당나라·송나라·원나라·명나라 등 매   「열반무명론」 등의 본문에 대한 정밀한 사상적·역사적·언어학적 분석을
 시기마다 『조론』을 주석한 책들이 나온 데서 이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통해, 승조가 이해한 반야중관사상의 핵심과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중국의 불교학과 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될 필독서가   한다. 이를 통해 위진남북조 이전 시기 중국인들이 인도사상을 어떻게 이
 『조론』이며, 고대와 중세 중국사상을 정확히 해독하기 위해서는 『조론』 독  해하고 받아들였는지 등을 탐구할 필요가 있다. 승조는 노장철학의 언어

 해 (讀解)가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조론』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를 사용했다. 때문에, 승조의 사상이 노장철학의 영향을 받았는지 아니면
  첫째, 『조론(肇論)』을 통해 초기 중국불교 사상의 궤적과 형성 궤적 등  자신의 중관사상을 설명하고자 그 언어를 차용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을 천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홍명집 (弘明集)』·『고승전(高僧傳)』·『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승조의 언어관 및 불교의 언어관 등을 검토해야 한다
 삼장기집 (出三藏記集)』·『세설신어(世說新語)』 등 초기 중국불교와 관련된   는 것이다. 불교사상에 대한 승조만의 해석적 특징과 관점, 스승 구마라집

 문헌들을 광범위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해 당시 불교의 모습과 불교사상의   과 동학(同學) 축도생(竺道生, ?~434) 사상과의 차이점 등을 조명해야 함도
 형성과정을 체계적으로 천착해야 한다. 동시에, 하안(何晏, 190~249)·왕필  당연하다.

 (王弼, 226~249)의 귀무론(貴無論) 현학, 완적(阮籍, 210~263)·혜강(223~262)  셋째, 『조론』과 관련된 각종 주석서 분석을 통해 이 책이 후대 중국불
 의 자연론(自然論) 현학, 배위(267~300)의 숭유론(崇有論) 현학, 상수(向秀,   교에 끼친 영향, 후대 중국불교가 『조론』을 어떻게 보았는지, 나아가 주

 227~272) ·곽상(郭象, 252~312)의 독화론(獨化論) 현학 등의 여러 현학사상이   석가들이 그렇게 파악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당나라부
 어떤 과정을 거쳐 『조론』에 계승되고, 『조론』이 이들 사상을 어떻게 극복  터 송나라에 이르기까지, 『조론』 주석서는 『조론중오집해령모초(肇論中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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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지를 입체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전한 말 후한 초 중국에   集解令模鈔)』에 따르면 20여 종이다.  명나라 때 출판된 것도 적지 않다.
 전래된 불교는 중국전통 사상에 ‘부회 (附會)’되고 노장철학으로 ‘격의(格義)’  이 가운데 남조 진 (陳, 557~589)의 혜달(慧達)이 지은 『조론소(肇論疏)』 3권,

 돼 해석되던 시기, 육가칠종(六家七宗)의 출현 등 여러 과정을 거쳐 적응·  당나라 원강(元康)이 627~649년 시기에 지은 『조론소(肇論疏)』 3권, 송나
 발전되는데, 『조론』이 이들 과정을 어떻게 소화해 중국불교의 독자적인 길
            23)   [北宋]淨源 述·伊藤隆壽·林鳴宇 整理, 『肇論中吳集解令模钞校釋』, 上海:上海古籍出版社,
 22)   이 글은 『광홍명집』 권23에 수록돼 있다.  2008,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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