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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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서 보면 그들이 희생되어야 하므로 괴상이다. 이렇게 보면 사는 것 사안이 갖는 긍정적 측면, 낙관적 측면을 보는 눈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 곧 죽는 것이고, 죽는 것이 곧 사는 것이다. 삶은 죽음에 기대어 있고, 낙관적으로만 보면 곤란하다. 하나의 측면이 갖는 괴상, 즉 부정적 측면에
죽음은 삶에 의지해 있다. 대한 고려도 반드시 해야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생태계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개체의 삶은 성립도 아니고 무너짐도 아닌 하나의 존재나 현상을 종합적으로 통찰하려면 이상과 같은 세 가지 범
불생불멸이다. 성립하면서 동시에 무너지고, 무너지면서 동시에 성립되는 주에 담겨 있는 여섯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중도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의 생명활동 역시 중도이며, 중도의 원리에 자신의 협소한 생각에 갇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의
의해서 성립되고 무너지고 있다. 결국 육상원융은 부분과 전체, 상호 대립 안목이 열리게 된다.
적 특성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존재의 중도성을 설명하는 것이다.
육상원융은 이상과 같이 존재론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만 현실적 가
르침도 담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사안을 고민하고 가부를 판단을 할 때 어
떤 자세를 가져야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총별 (總別)」에 대한 안목을 갖는 것이다. 총별은 전체적으로 사안
을 살펴보되, 그것에 매몰되지 말고 개별적 의미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별적 사안에 매몰되어 전체적 특성을 간과하거
나 반대로 전체적 측면에만 매몰되어 개별적 사안의 중요성을 놓치곤 한
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듯이 부분을 간과하면 작은 돌부리에 걸려
전체를 망치는 일이 일어나게 된다.
둘째는 「동이 (同異)」에 대한 안목을 갖는 것이다. 자신과 동일한 입장에
있는 사람 즉 내부자의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모든 구성원들의 자기
동일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들의 관점에만 매몰되어 차
이와 다양성을 간과하면 독단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상대방의 시선에서
서재영
사안을 바라보는 역지사지 (易地思之)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차이의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선의 생태철학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점에서 자신들을 돌아보고 문제를 보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동국대 연구교수, 조계종 불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불교신문 논설위원 등을 거쳐 현재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있다. 저서로 『선의 생태철학』 등이 있으며, 포교 사이트
셋째는 「성괴 (成壞)」에 대한 안목을 갖추는 것이다. 성상의 측면은 해당 www.buruna.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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