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18년 6월호 Vol.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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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이들은 6년 동안 함께 고행하다가 싯다르타 보살이 고행을 포기하자
그의 곁을 떠난 이들로, 성도(成道) 후 녹야원의 첫 설법 도량에서 부처님
의 첫 제자가 된 5명의 승려들이 아닐까. 이런 사실은 앞으로 전개될 보살
의 깨달음과 교단의 창시를 암시한다.
사진 2.
헬레니즘 영향이 강한 간다라 불상 불입상, 간다라(1~2세기),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
인도의 초기 불전 미술에서는 석가여래는 구체적인 인간의 모습이 아니
라 보리수·법륜·금강보좌·불탑·불족적 등의 상징으로만 표현되었다. 상
징을 사용한 표현법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인류 보편적인 표현 방법이다.
원시시대부터 태양은 생명·빛·에너지의 원천으로 숭배되어 여러 민족의
신으로 숭배되었는데, 석가여래의 설법을 상징한 법륜도 이 태양 이미지에
서 유래했다.
깨달음을 상징한 불교의 보리수는 태양과 함께 여러 민족에게 가장 널 불상의 기원에 대해서는 간다라 설, 마투라 설, 간다라와 마투라 동시
리 숭배된 성수(聖樹)신앙에 기원을 두고 있다. 나무는 잎·꽃·열매의 생성 설 등 100여 년 동안 동서양의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다. 현재는 마
과정을 수반하는 것으로, 불사(不死)·재생(再生)에 대한 인간의 기원이 담 투라에서 불상이 탄생하여 간다라에 영향을 주었다는 마투라 발생설이
겨 있기 때문에 널리 신앙의 구심점이 되었다. 석가여래의 일대기와 나무 차츰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는 깊은 연관이 있는데 불교미술에서 석가여래의 탄생은 무우수(無憂樹), 불상의 간다라 기원설에는 서구인들의 제국주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는
깨달음은 보리수, 열반은 사라수 등으로 흔히 묘사된다. 것으로 서구 우월주의가 내재되어 있다. 그리스 영향으로 간다라 불상이
불교 미술에서는 기원후 1세기 경을 전후로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바로 창시되었다는 간다라 설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는 프랑스의 알프레드 푸
불상의 탄생이 그것이다. 이후 신앙의 중심은 석가여래의 사리신앙인 불 쉐 (Alfred Foucher, 1865-1952)이다. 유럽 학자들이 주도하는 학계에서 한동
탑 신앙에서, 관불(觀佛) 중심의 불상 중심으로 신앙의 중심축이 이동하게 안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던 ‘그리스 기원설’은 불상이 인도에서 자생적으
되었다. 불상이 처음으로 출현한 지역은 고대 서북 인도의 간다라와 중인 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상 조각 전통의 영향을 받아 인도 서북
도의 마투라이다. 변방이었던 간다라 지방에서 등장했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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