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고경 - 2018년 11월호 Vol.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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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에 있는 모든 경전, 계율서, 논서들을 찾아 다녔을 것이다. 대승의 경전
들조차 남김없이 분석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다 결국 붓다의 가르침도 불
완전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일으키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붓다조차도 이
세상의 모든 책들을 다 섭렵하지는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 바
다 속의 용왕이 용수에게 자비심을 일으켜 대승의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
깨우치도록 도움을 주었고 용수는 이를 통해 세상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다
읽고 들어서 이해하지 않았다고 해도 ‘모든 것을 아는 자’[一切知者], 붓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설사 언어가 다르다 할지라도 자신
의 가르침과 붓다의 가르침은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즉 이
해는 하지만 체득할 수 없었던 대승의 의미를 비로소 체득하게 된 것이다.
3. 지상으로 돌아온 용수는 마치 붓다가 깨닫고 난 이후에 그랬던 것처
럼 법을 전하고 가르치는데 힘을 쏟는다. 『용수보살전』에는 그 한 예로 용
수가 남인도의 어떤 왕을 교화하는 내용이 나온다. ‘용수는 그 나라의 호위
대 장군이 되어 일반 사병과 똑 같이 무기를 짊어지고 행군하며 동료 같은
마음으로 군대를 통솔하였다. 그러자 위압적으로 하지 않아도 군인들은 그
를 따랐다. 왕이 이를 알고 용수를 불러 “그대는 누구인가”라고 묻자 용수
는 “나는 모든 것을 아는 자[一切知者]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왕은 매우 놀
라 ‘모든 것을 아는 자’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 물었다. 그러자 용
수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왕이 먼저 질문 해줄 것을 요청했고 왕은 고심 끝
에 “지금 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용수는 신들은 지금 아
수라와 싸우고 있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왕은 난감해졌다. 왜냐하면 그 말
을 부정하려고 해도 증명할 방법이 없고 긍정하려고 해도 눈앞에 그 상황
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용수는 그 증거로 처음에는 하늘에서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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