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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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천왕과 두 역사가 위엄스런 몸짓으로 부처님을 옹위하고 있는 모습은
여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중원대불과 요산 풍경구 참관을 위해 용문석굴
에서 요산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큰 비는 아니지만 가랑
비가 내려서인지 저녁 무렵 요산 숙박지 부근의 산야에는 안개가 자욱했
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봤을 때, 안개 속에서 얼핏얼핏 사람 얼굴 모양이
나타나더니 금방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다시 쳐다보니 나타
났다 사라졌습니다. 놀라 도깨비에 홀린 듯했는데, 얼마 후 다시 그런 모
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밖을 거니니 저 멀리 208m 높이의 중원대불이 시
야에 들어왔습니다. “어제의 안개 속에 나타난 사람 얼굴이 저 불상의 얼
굴이었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지만, “안개 속에서 어떻게 그렇게 가깝게
보일 수가 있었을까?” 하는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11월6일 아침 9시쯤 출발해 요산 풍경구를 가는데, 장가계 일부와 황산
일부를 합쳐 놓은 듯한 아름다운 곳이라고 안내인이 설명했습니다. 아침
에 나서니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
르니 빗방울은 눈송이가 되고, 어제 백마사에 내렸던 비가 요산에서는 눈
으로 변해, 온 산의 나무에 흰 눈이 쌓였고, 천지는 새하얗게 변해 절경이
되었습니다. 부산 신도님들은 “불보살님들이 우리들에게 내리신 큰 선물”
이라며 즐거워했습니다. 특히 어제 백마사 방장 스님이 “비가 오는 것이
큰 복”이라고 몇 번이나 말씀하더니, “오늘 요산 풍경구에서 모든 나뭇가
지들에 소복이 쌓인 황홀한 설경雪景을 보다니!”라며 모두들 기뻐했습니
다. 뜻하지 않은 눈 풍경에 모두들 흠뻑 빠져, 달마·혜가 스님의 유적지
순례를 감격스럽게 마무리 지었습니다. 7일 무사히 잘 도착했으니 한해를
잘 마무리 하고 내년을 잘 설계해야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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