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8년 12월호 Vol.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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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부처님은 항상 지옥에 계십니다”



                                           성철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천상천하에 독존무비獨尊無比한 부처님의 처소는 험악하고도 무서운 저

           지옥이니, 지옥에서 온갖 고통 받고 신음하는 모든 중생들의 그 고통을 대

           신 받고, 그들을 안락한 곳으로 모시며 그들을 돕기 위하여 부처님은 항상
           지옥에 계십니다.
             부처님은 남의 고통을 대신 받는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삼습니다.

             부처님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이들을 부모로 모시고 가장 존경하며 정

           성을 다하여 지극히 섬기고 받듭니다.
             이는 부처님이 베푸는 자비가 아니요 부처님의 길이며 생활입니다.
             부처님은 험하고 어려운 곳만을 찾아다닙니다.

             부처님은 어둡고 더러운 곳만을 찾아다닙니다.

             부처님은 괄시받고 버림받는 이들만을 찾아다닙니다.
             부처님의 부처는 고통 받는 중생들이니 그들이 아니면 부처가 필요없
           습니다. 부처님은 그들을 효자가 부모 모시듯 정성으로 섬깁니다. 설사 그

           들이 부처님을 여러 가지로 해롭게 하더라도 더욱 존경하며 더욱 잘 받듭

           니다.
             과거세에 부처님이 깊은 산중을 가시다가 호랑이가 새끼를 낳고 먹을
           것이 없어서 죽어 가는 것을 보시고, 자기 몸을 던져 호랑이에게 먹혀 그

           들을 살렸습니다. 이렇게 부처님은 흉년에는 곡식이 되고 질병에는 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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