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19년 2월호 Vol.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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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와 빛의 말씀



                              광명을 바로 보자



                                           성철 스님 |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눈부신 태양이 푸른 허공에 높이 솟으니, 우주에 무한하고 영원한 광

           명이 넘쳐 있습니다. 천당 지옥과 성인 악한이 그 본래면목은 다 같이 광
           명 덩어리입니다.

             삼라만상이 하나도 광명光明 아님이 없으니 나는 새, 기는 벌레, 흐르
           는 물, 서 있는 바위가 항상 이 광명을 크게 말하여, 일체가 서로서로 비

           추어 참으로 거룩하고 무서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무리 불행하
           게 보이는 존재라도 광명이 가득 차 있으니, 모두는 참으로 행복한 존재

           입니다.
             이 광명은 청황흑백 등 일체 색상이 끊어졌으나, 일체 색상 자체가 광

           명입니다. 이 광명은 과거, 현재, 미래의 3세를 초월하여, 우주가 창조되
           기 전에도 항상 있었으며 우주가 소멸된 후에도 항상 그대로입니다.

             이 광명은 삼라만상 일체가 입이 되어 억 천만 년이 다하도록 설명하
           여도 그 모습은 추호도 설명할 수 없으니 신기하고도 신기합니다. 이 광

           명은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으니 아무리 정교한 현미경이나 망원경으
           로도 볼 수 없습니다.

             지식만능은 물질만능 못지 않게 큰 병폐입니다. 인간 본질을 떠난 지
           식과 학문은 깨끗하고 순진한 인간 본래의 마음을 더럽혀서 인간을 타락

           하게 하기 일쑤입니다. 인간의 본래 마음은 허공보다 깨끗하여 부처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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