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고경 - 2019년 3월호 Vol.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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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성스러운 가르침인 법보法寶, 다섯 사람의 제자 아라한인 승보僧
寶, 즉 삼보三寶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첫 설법을 한 이야기는 불전미술로 즐겨 표현
되었다. 첫 설법 장면은 중앙의 부처님을 중심으로 삭발한 다섯 수행자가
부처님 주위를 감싸고 있으며, 녹야원을 상징하는 두 마리의 사슴과 설법
을 상징하는 법륜 등이 표현되어 있다. 첫 설법 장면은 크게 부처님께서
손으로 직접 법륜을 굴리는 모습으로 표현하거나(사진 6), 오른손을 들어
설법하는 모습으로 나타냈다(사진 7). 첫 설법 도량을 수호하는 천신으로
는 상체를 벗은 젊은 청년 모습의 금강역사(사진 6)와 수염이 풍성한 나이
든 헤라클레스 모습을 한 금강역사(사진 7)가 손에 몽둥이 형태의 금강저
를 들고 호위하고 있다. 부처님, 다섯 수행자, 금강역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첫 설법을 찬탄하는 여러 천신들이다.
부처님의 첫 설법을 표현한 걸작으로 녹야원의 중심 불전佛殿에서 출
토되어 현재 사르나트 고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은 5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이다(사진 8). 간다라 불전도처럼 설화적이지 않고 단독의 예배
상으로 보이며, 첫 설법의 이야기는 대좌 아래에 작게 표현되어 있을 뿐
이다. 중앙의 법륜과 두 마리의 사슴은 첫 설법지 녹야원을 상징하고, 좌
우의 다섯 수행자는 첫 설법의 대상을 의미한다. 향좌측 끝에는 이 불상
을 시주한 여인과 그의 아들이 표현되어 있다.
유근자 「간다라 불전도상佛傳圖像의 연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겸임교수, 강원
도 문화재전문위원. 저서에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 기록 연구』, 공동 저서로 『치유하는 붓다』·『간다
라에서 만난 부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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