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19년 4월호 Vol.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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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모질기도 한 것이 사람 목숨입니다.
세상살이는 흔들림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온갖 ‘업’이 충돌하는
이런 곳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범부가 아니겠지요. 그래서 저
는 염불합니다. 잘 흔들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늘 의심하면서도, 늘 회의
하면서도 부르고 또 부릅니다. ‘나무아미타불.’
흔들리는 삶을 위한 부처님의 위로
부처님께서 만년에 영취산에 계실 때였습니다. 마가다국의 수도 왕사
성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아들에 의한 역모였습니다. 태자 아
사세는 부처님의 사촌 동생인 제바달다의 꼬임에 빠져 아버지 빈비사라
왕을 유폐시켰습니다. 조금의 먹을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위제희가 남편을 만나는 것만은 막지 않았습니다. 위제희 부인은 아들 몰
래 우유에 이긴 밀가루를 꿀 바른 몸에 붙여 남편에게 먹였습니다. 이를
안 태자가 어머니마저 죽이려 했지만 월광이라는 대신과 기사라는 궁중
의사의 설득으로 칼을 내려놓고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감옥에 갇힌 위제희 부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겠습니까. 탄식
또 탄식 말고는 없었겠지요. 마지막 힘을 모아서 부처님을 찾았습니다.
부처님께 간절히 청하기를 목련존자와 아난존자를 자신에게 보내 위로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은 곧바로 목련존자와 아난존자를 보내는
한편 당신도 위제희 부인 앞에 나투셨습니다. 부처님은 본 위제희 부인은
울면서 말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숙세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토
록 나쁜 아들을 낳았을까요. 부처님께서는 또 어떤 인연으로 제바달다와
같은 사람과 친족이 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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