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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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쪽에 정면을 바라보고 오른손을 들고 서 있다. 부처님 발에 머리를 대고
엎드린 자는 참회하는 자객이다. 돌이 떨어져 부처님의 발에 피가 난 상황
은 오른쪽 끝에 위치한 왼손에 금강저를 들고 오른손을 머리 위로 올려 놀
란 표정을 짓고 있는 금강역사 모습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술 취한 코끼리로 부처님 공격
데와닷타는 마가다국 빔비사라왕의 아들인 아자타삿투의 지원을 받아
왕사성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권력과 명예에 길들여진 데와닷타는 어
느 날 자신이 불교 교단을 통솔하도록 해달라고 부처님께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그 후 그는 아잣타삿투 태자와 한 마음의 되어 부처님을 살해하고
자 여러 가지 일을 벌였는데 취상조복醉象調伏이 가장 유명한 사건이다.
데와닷타는 마가다 국의 가장 사나운 코끼리 날라기리Nalagiri에게 술을
먹여 왕사성에서 탁발 중인 부처님을 공격하게 했지만 결국 실패해 부처님
께 항복했다. 이 사건은 고대 인도에서 가장 즐겨 표현하던 주제 가운데 하
나로 5세기 경에는 팔상도에 자연스럽게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사진 3).
어느 날 데와닷타는 아자타삿투 태자 소유였던 사나운 코끼리 날라기리
에게 술을 먹여 부처님께서 지나가는 길목에 풀어 놓았다. 전장의 선봉에
서기도 했던 날라기리는 가사를 입은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보자 코를 높
이 치켜 들어 난동을 부리며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여러 제자들의 만
류에도 불구하고 부처님은 술 취한 날라기리와 마주했다. 부처님과 마주
하는 순간 포악하게 난동을 부리던 날라기리는 온순한 양처럼 변해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간다라에서는 문에서 나오는 술 취한 날라기리를 제압하는 부처님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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