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19년 7월호 Vol.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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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경우도 있다. 중앙에는
부처님께서 왼손으로는 불
의佛衣 자락을 잡고, 오른손
은 아래로 내려뜨리고 있는
데 손바닥에는 4마리의 사자
가 작게 표현되어 있다. 그
아래에는 장신구로 장엄된
날라기리가 납작 엎드려 있
다. 부처님 왼쪽에는 한 인
물이 서 있는데 오른손으로
는 지팡이를 들고, 왼손으로
는 발우를 들고 서 있다. 아
마도 이 인물은 탁발에 동행
한 아난존자로 추정된다. 간
다라의 취상조복 장면(사진 사진 8. 술 취한 코끼리를 항복시키는 부처님,
팔라(10세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
4)에도 발우를 든 제자는 아
난존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팔라시대에는 아난존자의 머리칼도 부처님
머리처럼 나발螺髮로 표현되었지만 부처님의 상징인 육계肉髻가 없는 것으
로 보아 간다라처럼 아난존자로 짐작된다. 시대가 내려올수록 술 취한 코
끼리를 항복시키는 부처님을 강조해서 표현하는 것이 인도 불전 미술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근자 「간다라 불전도상佛傳圖像의 연구」로 문학박사학위 취득,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겸임교수, 강원
도 문화재전문위원. 저서에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 기록 연구』, 공동 저서로 『치유하는 붓다』·『간다
라에서 만난 부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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