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고경 - 2019년 8월호 Vol.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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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6호 | 『조주록』 읽는 일요일 6
인생 별 거 없다. 자살이나 하지 말자
곰글 | 불교작가
수명壽命은 운명運命이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고 했다. 폐암 환자의
20% 가까이는 평생 동안 담배를 한 모금도 빨지 않은 사람이다. 일전엔
30여 년을 매끼 라면만 먹는다는 90세 노인이 방송을 탔다. 착한 사람이
라도 요절하고 악한 사람이라도 장수한다. 부처님은 인명재각人命在刻이
라고 했는데, 인명재천과 대동소이하다. “삶과 죽음이 어디에 있느냐”는
부처님의 질문에 “며칠 사이에 있다.”거나 “밥 먹는 사이에 있다.”고 대답
한 제자는 모두 꾸지람을 들었다. “한 호흡 사이에 있다.”는 게 정답이었
다. 들이마신 숨을 내쉬지 못하면 그대로 끝장인 것이다. 인명재천이든
인명재각이든,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게 인생임을 경고한다. 얼마나
살아왔든 어떻게 살아왔든 무의미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죽음을 나이에 결부시켜 말한다. 그런데 사
람마다 규정하는 나이가 다 다르다. 과연 몇 살을 죽기 적당한 때
라고 말할 수 있을까? 흔히 장수하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불
행한 상태로 오래 산 사람도 봤고 상당히 짧지만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산 사람도 알고 있다. 삶의 질은 삶의 기간에 달려 있지 않다.
직접 살아보기 전까진 뭐가 좋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
- 샐리 티스데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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