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19년 9월호 Vol.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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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받고 싶은 사람들이 약사여래를 부르면 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근본 고통인 생로병사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고통은 병으로 인
한 고통이다. 이러한 인간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병 문
제를 불교에서는 약사신앙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약사여래의 기원과 함
께 약사신앙은 내세관과 관련되는데 그것은 현실의 병에 대한 치유뿐만
아니라, 그 원인을 역병과 재난을 일으키는 나쁜 생각에 있다고 보기 때
문이다. 이를 근본적으로 방어하는 것이 바로 ‘약’이며 아픔을 해소시켜주
는 가장 보편적인 도구로서 작용한다.
약사신앙은 현대처럼 과학과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 사회에는
질병과 기근에 고통을 당하던 백성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의미를 지니고
신앙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일신라에 이르러서는 질병 치료의 문제
와 결부되어 약사신앙이 특히 성행하게 되었다.
약사신앙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밀
본법사가 『약사경』을 외워 선덕여왕(?-647, 재위 632-647)의 병을 고쳤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덕여왕 치병 관계 기사는 선덕여왕이 아프자
흥륜사의 법척 스님이 고치지 못하는 것을 밀본법사가 약사경을 외워 고
쳤다는 것이다. 밀본 스님의 선덕여왕 치병 사례는 약사신앙을 왕실에서
수용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선덕여왕 때 약사신앙이 신라에 도입된 것
으로 추정된다.
약그릇[藥器]을 든 약사여래
약사여래의 도상적 특징은 어디에 기원을 둔 것일까? 인도승 불공
(705-774)이 번역한 『약사여래염송의궤』에 의하면 약사여래는 왼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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