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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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 부처님 문하에서 수도한 인물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사후에 미륵보

           살이 계시는 도솔천 정토에 태어난다고 믿는 것이 미륵상생신앙彌勒上生
           信仰의 근원이며 이에 바탕을 두고 조성된 것이 미륵보살상이다.

             상생신앙과 관련된 미륵보살은 도솔천에 상생하기 이전에는 수행자였
           기 때문에 인도와 간다라의 초기 불교미술에서는 수행자 풍으로 표현되

           었다. 바라문 수행자의 이미지와 결부된 간다라의 미륵보살상은 풍성한
           머리칼을 위로 올려 묶어 그 출신이 바라문이었음을 상징하고 있고, 왼손

           으로는 수행자의 표시인 물병을 들고 있다(사진 1).
             미륵상생신앙과 관련된 미륵보살상은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에 반

           가사유 자세로 등장했다. 반가사유 자세의 상에 대해서는 싯다르타 태자
           의 사유상이라는 설과 미륵보살상이라는 설이 있는데 삼국시대에는 미륵

           보살상으로 조성되었다. 삼국통일의 주인공 역할을 했던 신라의 화랑은
           이상세계 건설을 목표로 미륵의 화현化現인 국선國仙을 따르는 청년집단

           으로 결성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도솔천의 미륵보살이 중생구
           제를 위해 하생할 날을 언제로 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과, 통일을 염원

           한 신라의 화랑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표현해 미
           륵과 화랑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보여준다(사진 2). 또한 김유신이 이끌던

           화랑을 ‘용화향도龍華香徒’라고 한 것을 통해 그들이 미륵사상을 따르고 있
           음을 알 수 있으며 이것은 삼국시대에 유행한 반가사유상을 미륵보살상

           으로 이해하는 단서가 되었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는 실크로드와 중국 내륙에

           는 거대한 대불大佛이 존재한다. 가장 서쪽의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석
           굴의 서대불(높이 53미터)을 비롯해 돈황 막고굴 제96굴의 북대굴(높이 33미

           터)과 제130굴 남대불(26미터), 무위의 천제산 제13석굴(26미터), 난주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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