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8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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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사 제17굴(27미터), 사천 낙산의 능운사대불(71미터) 등이 대표적이다. 미
륵불은 왕처럼 의자에 앉아있는 자세를 취하며 크기는 대불로 조성된다
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미륵불의 모습
미륵부처님은 왜 이처럼 크게 조성할까. 석가여래께서 오시는 세상은
인간의 수명이 100세라면 미륵부처님이 출현할 때는 수명은 8만세라고
한다. 미륵불이 오시는 세상에서는 여성은 500세가 되어야 혼인을 할 수
있고 전륜성왕이 다스리는 태평성세라고 한다. 『관불삼매해경觀佛三昧海
經』에서는 미륵불의 크기를 16장[약 48m]이라고 했으며, 구마라집 스님이
번역한 『미륵하생성불경彌勒下生成佛經』에서는 인간의 수명은 8만4천세이
고 신장은 16장인데 미륵불은 32장[약 97미터]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따라
서 미륵불은 장신長身의 대불大佛로 표현하며 미륵불의 세상은 전륜성왕
이 다스리는 태평성세이기에 미륵불은 왕좌에 앉은 왕처럼 조각됐다.
돈황 막고굴의 제96굴과 제130굴은 거대한 바위면에 미륵대불을 조
성한 후 앞면에 전실前室을 마련해 법당처럼 조성했다. 지난 10월 방문한
돈황 막고굴 제130굴에서 미륵대불을 친견했을 때 석굴을 안내하는 분이
매년 부처님 오신 날 돈황지역 불교도들이 석굴 안에서 법회를 연다고 알
려주었다. 석굴이 유지되는 것은 당국의 문화재로서의 관리 뿐만 아니라
끊임없는 불교도들의 신앙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크로드 상에 있는 미륵대불 가운데 수리를 끝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고 있는 미륵대불은 난주 병령사 제17굴의 미륵불상이다(사진
3). 당나라 때인 803년에 조성된 이 불상은 크기가 무려 17미터에 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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