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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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중생에게 소개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시방세계라 하는 것은 전체가
일승뿐입니다. 무애법계·일승법계뿐이지 그 외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딴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고, 온갖 말씀을 다 하셨습니
다. 일승 이외의 법문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그것은 딴 것이 아니라, 못 알아들으니까 방편方便으로 이런 말씀 저런
말씀을 하신 것이지 그것이 실설實說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참으로 부
처님 법문을 알려면 일승법계의 소식을 알아야만 부처님의 뜻을 알 수 있
는 것이지 그 외의 방편설로는 모릅니다. 방편설은 실제가 아니라는 말입
니다.
부처님이 성도成道하시고 ‘돈설화엄頓說華嚴’이라고, 처음 한꺼번에 『화
엄경』을 설해 버렸습니다. 『화엄경』을 설해 놓으니 귀가 막히고 눈이 멀어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고 듣는 사람도 없고 하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합
니다. 모르는 것을 부처님 혼자 아무리 미래겁이 다하도록 말씀하신들 무
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말씀하시나 안 하시나 중생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이 귀가 어둡고 눈이 어두워 이러하니, 차차 키워 가지고 귀도 조
금 듣고 눈도 조금 밝게 해 가지고 일승一乘 법문을 해야 되겠다, 하고 물
러섰습니다. ‘퇴설삼승退說三乘’이라, 물러서 삼승법문을 설한 것입니다.
거기에서 여러 가지 잡동사니가 막 나옵니다. 이런저런 말도 나오고, 유
치원 아이를 보면 유치원 아이에 해당하는 법문을 하고, 초등학교 아이들
을 보면 또 그에 해당하는 법문,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등 이렇게 여
러 가지 수기설법隨機說法을 합니다. 이것은 사람 보아 가면서 옷 해 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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