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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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식입니다. 키 작은 사람은 옷을 짧게 해서 입히고, 키가 큰 사람에게는
옷을 길게 해서 입히고, 이런 식입니다.
그러니 팔만사천 법문이 벌어진 것입니다. 중생 근기根機가 팔만사천
으로 모두 다 각각 다르니, 그게 소위 방편설方便說입니다. 그것은 전부
실설이 아닙니다. 처음에 일승법문, 돈설화엄 할 때 그때에 모두 알아 버
렸으면 눈깔사탕 따위는 필요 없는 것 아닙니까. 유치원 이야기, 초등학
교, 중학교, 대학 이야기 모두 할 필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못 알아들
으니까 할 수 없이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법문이 모두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가 어느 정도 커졌습니다. 부처님 법문을 알아들을 만큼
근기가 성숙한 것입니다. 그래서 최후에 『법화경』과 『열반경』을 설한 것입
니다. 이것은 방편으로 말한 연유를 말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 『화엄
경』을 설한 것이 일승법문이고 최후에 또 『법화경』을 설한 것이 일승법문
인데, 화엄, 법화 중간에 40년 동안 설한 그것은 전부 다 방편설입니다.
거기에 가면 온갖 법문이 다 있습니다. 온갖 것이 다 있는데 그것도 실
제로 꼭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 키우기 위해서는 필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승이란 것은 과연 어떤 것이냐. 이것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그것은 실법實法이니까.
화엄과 법화가 일승을 대표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화엄, 법화는 어
떤 진리에 서 있는가? 그 내용은 어떤 것인가? 일승 원교의 교리를 근본
적으로 조직하여 집대성한 사람이 천태지자天台智者 선사입니다. 『법화
경』에 대해 천태 선사가 정의한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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