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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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우주를 비추는 것을 불멸不滅이라 하는데, 이것이 무심의 내용입니다.

           이 무심은 어떤 종교, 어떤 철학에도 없고 오직 불교밖에 없습니다. 또 세
           계적으로 종교도 많고 그 교주들의 안목도 각각 차이가 있습니다마는 모

           두가 조각조각 한 부분밖에 보지 못했단 말입니다.
             불교와 같이 전체적으로 눈을 뜨고 청천백일靑天白日같이 천지만물을

           여실히 다 보고 말해 놓은 것은 실제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불자들은 자
           부심을 가지고 노력해 실제 무심을 증득해야 되겠습니다. 밥 이야기 천날

           만날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직접 밥을 떠먹어야지요. 그렇다고 해
           서 없는 무심을 만들어 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이 본래 무심입

           니다. 이것이 불교의 근본 입장입니다.
             내가 자꾸 “중생이 본래 부처다.”하니까 “우리가 보기에는 중생들밖에

           없는데 중생이 본래 부처란 거짓말이 아닌가?”하고 오해할 수도 있겠습
           니다마는, 명경의 비유는 좋은 비유가 아닙니까. 먼지 앉은 중생의 명경

           이나 먼지가 다 닦인 부처님 명경이나 ‘근본 명경’은 똑같습니다. 본시 이
           땅 속에 큰 금광맥이 있는 것입니다. 광맥이 있는 줄 알면 누구든지 호미

           라도 들고 달려들 것 아닙니까, 금덩이를 파려고.
             우리가 ‘성불! 성불!’ 하는 것도 중생이 어떻게 성불하겠느냐 할지 모르

           겠습니다만 그게 아닙니다. 본래 부처입니다. 그러니 본래면목, 본래의
           모습을 복구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본래 부처란 것을 확실히 자

           신하고 노력하면 본래 부처가 그대로 드러나 자기의 본래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딴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화두만 부지

           런히 하여 우리의 참모습인 무심을 실증實證합시다.
                                        │1982년 음 4월30일, 방장 대중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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