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0년 4월호 Vol.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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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벗어난 무심경계를 부처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무심이 근본이니만큼 불교를 내놓고는 어떤 종교, 어떤 철
           학도 망상 속에서 말하는 것이지 무심을 성취해 말하는 것은 없습니다.

           이것을 혼돈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만큼 불교란 것은 어떤 철학이나 어
           떤 종교도 따라올 수 없는 참으로 특출하고 독특한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망상 속에서 하는 것하고 망상을 완전히 떠난 것을 비교

           해 생각해 봅시다. 다시 명경의 비유를 들겠습니다.
             명경에 먼지가 앉으면 모든 것을 바로 비추지 못합니다. 먼지를 안 닦

           고 때가 앉아 있으면 무슨 물건을 어떻게 바로 비출 수 있겠습니까? 모든
           물건을 바로 비추려면 먼지를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망상 속에서는 모든 사리事理, 모든 원리, 모든 진리를 바로 볼 수 없습니
           다. 망상이 눈을 가려 바로 볼 수 없습니다. 모든 진리를 알려면 망상을

           벗어나서 무심을 증證하기 이전에는 절대로 바로 알 수 없습니다. 구경각
           을 성취하여 무심을 완전히 증득한 부처님 경계 이외에는 전부 다 삿된

           지식이요, 삿된 견해[邪知邪見]입니다.
             대신에 모든 번뇌망상을 완전히 떠나서 참다운 무심을 증득한 곳, 즉

           먼지를 다 닦아낸 깨끗한 명경은 무엇이든지 바로 비추고 바로 알 수 있
           습니다. 이것을 정지정견正知正見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볼 때 세상의 모든 종교나 철학은 망상 속에서 성립된 것인 만
           큼 사지사견이지 정지정견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정지정견은 오직 불

           교 하나뿐입니다. 바로 보지 못하고 바로 알지 못하면 행동도 바로 못 합
           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눈감은 사람이 어떻게 바로 걸을 수 있겠습니까?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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