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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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 보살이 호랑이를 타고 한 손으로는 반야의 검을 들고 있는 벽

           화도 만날 수 있다. 문수 보살이 사자 대신 호랑이를 탄 것은 예부터 호
           랑이를 영물로 여긴 한국불교의 토착화된 모습이다. 호랑이의 용맹한

           모습은 지혜를 상징한다. 호랑이는 지혜로운 용맹으로 불법을 외호하
           는 수호신으로 인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불퇴전의 용맹정진으로 당대

           의 선지식들을 호랑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성철 큰스님도 ‘가야산 호랑
           이’라고 불리셨다. 굳은 의지와 서릿발 같은 가르침은 사부대중의 귀감

           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사찰에 다니며 호랑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호

           랑이와 같은 지혜와 용맹을 갖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래
           서 도장을 만들 때마다 호랑이를 연관시켰다. 1988년 대전에서 동호우슈

           체육관東虎武術體育館을 개관하였고, 2013년 홍성에서는 서호西虎킥복싱체
           육관을 개관하였다.



             호랑이는 용맹한 지혜의 검 상징



             불교는 지혜와 자비의 종교라고 한다. 호랑이의 용맹과 문수 보살의

           지혜가 함께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비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와 마찬
           가지로 건강한 정신의 에너지는 건강한 신체를 낳는다. 건강한 신체에

           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고 하는데,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논쟁이
           될 수도 있지만, ‘불자 무술인’으로서 나는 불교 정신이 무술보다 먼저라

           는 생각, 결국 정신이 먼저라는 것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체득하였다.
           내가 불가기공을 얘기하면서 명칭과 그 이름에 얽힌 사찰 이야기와 부

           처님의 가르침을 늘어놓는 것도 다 그런 연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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