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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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면 생사해탈의 근본은 어디에 있는가? 일찍이 선문禪門의 조사祖
            師 스님들이 말씀하셨습니다.


                “산 법문 끝에서 바로 깨치면             活句下薦得

                 영겁토록 잊지 않는다.                   永劫不忘.”  1)


              곧 불교의 근본 진리를 바로 깨치면 그 깨친 경계, 깨친 자체는 영원토

            록 잊어버리거나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배운 기술이

            나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잊기도 합니다만, 도를 성취하여 깨친 이 경계는
            영원토록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금생에만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내
            생에도, 내내생에도 영원토록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동시에 생활의 모든 것

            을 조금도 틀림없이 모두 다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영겁불망永劫不忘이라는 것입니다. 마조馬祖 스님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한 번 깨치면 영원히 깨쳐서             一悟永悟

                 다시는 미혹하지 않는다.               不得更迷.”   2)


              그러므로 깨쳤다가 매昧했다 또 깨쳤다 하는 것이 아니고 한번 깨치면

            금생, 내생, 여러 억천만 생을 내려가더라도 영원토록 어둠에 빠지지 않는






            1)  『원오불과선사어록』 권제11 등 여러 곳에 나온다. 각주는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자가 붙인 것이다.

             이하 동일.
            2)  『사가어록』 권제1 「마조도일선사어록」에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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