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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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입니다. 또 원오圜悟 스님도 그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한 번 깨치면 영원히 얻어 一得永得
천겁, 만겁을 두고 億千萬劫
그와 똑같을 뿐 변동이 없다. 亦只如如.” 3)
깨친 경계에 조금이라도 변동이 생기면 그것은 바로 깨친 것이 아니라
는 말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에 따르는 그 신비하고 자유자재한 활동력인
신통묘력神通妙力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으니, 참으로 불가설不可說 불가
설不可說입니다.
대자유에 이르는 길, 곧 영겁불망永劫不忘인 생사 해탈의 경계를 성취함
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이 참선입
니다. 참선은 화두話頭가 근본이며, 화두를 부지런히 참구하여 바로 깨치
면 영겁불망이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영겁불망은 죽은 뒤에나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습니다. 생전에도 얼마든지 알
수 있습니다. 숙면일여熟眠一如하면, 곧 잠이 아무리 깊이 들어도 절대
매昧하지 않고 여여불변如如不變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영겁불망이 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숙면일여가 여래如來의 숙면일여가 되면 진여일여眞如一如가 되지
만, 보살의 숙면일여는 8지 보살의 아리야(阿梨耶, Ālaya) 위位에서입니다.
제8 아라야위에서의 숙면일여는 보통 우리가 말하는 나고 죽음에서, 곧 분
3) 『원오불과선사어록』 권제25 등 여러 곳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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