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0년 7월호 Vol.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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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왕생이 되려면 숙면일여가 된 데에서 자유자재한 경계를 성취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아무리 아는 것이 많고 부처님 이상 가는 것
           같아도 그것으로 그치고 맙니다. 몸을 바꾸면 다시 캄캄하여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송나라 철종哲宗 원우元祐 7년(1092)이었습니다. 소동파蘇東坡의 동생이
           고안高安에 있을 때 동산문洞山文 선사와 수성총壽聖聰 선사와 같이 지냈습

           니다. 그 동생이 하루는 밤에 두 스님과 함께 성 밖에 나가서 오조계五祖
           戒 선사를 영접하는 꿈을 꾸었는데, 그 이튿날에 형인 동파가 오는 것이었

           습니다. 그때 동파의 나이가 마흔 아홉이었는데 계戒 선사가 돌아가신 지
           꼭 오십 년이 되던 때였습니다. 오십 년 전 그의 어머니가 동파를 잉태하
           였을 때 꿈에 한쪽 눈이 멀고 몸이 여윈 스님이 찾아와 자고 가자고 하였

           더라는 것입니다. 그가 바로 계 선사였습니다. 계 선사는 살아서 한쪽 눈

           이 멀고 몸이 여위었습니다. 동파 자신도 어려서 꿈을 꾸면 스님이 되어서
           협우陜右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계 선사가 바로 협우 사람이
           었습니다.   4)

             이 사실들로써 동파가 계 선사의 후신인 줄 천하가 다 잘 알게 되어서

           동파도 자신을 계 화상戒和尙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동파는 자주 동
           산洞山에게 편지를 해 ‘어떻게 하든지 전생과 같이 불법佛法을 깨닫게 하여
           달라’ 하였으나 전생과 같이는 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오조五祖 계戒 선

           사는 운문종의 유명한 선지식이었는데, 지혜는 많았지만 실지로 깊이 깨







           4)  소동파와 오조계 선사의 이야기는 혜홍이 편찬한 『선림승보전』 권제29 「운거불인원雲居佛印元 선사禪師」

             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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