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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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금강을 구분하고 있는데 밀적은 비밀스러운 부처님의 행적을 듣고자
            원을 세운 밀적 금강密迹金剛을 의미하며, 금강은 코끼리 1백만 마리만큼
            의 힘을 가진 나라연 금강那羅延金剛을 상징한다.




              토함산 석굴의 금강 역사


              토함산 석굴의 금강 역사상(사진 2)은 입을 벌리고 있는 상과 입을 다물

            고 있는 모습이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는데 이런 변화는 북위 후기인 6세

            기 경에 조성된 돈황 막고굴 제435굴의 금강 역사상의 모습에서부터 비롯
            되고 있다(사진 1). 토함산 석굴암 금강역사상의 특징은 상투 튼 머리, 부릅
            뜬 두 눈, 권법 자세, 입 모양, 벗은 상체의 근육 표현, 바위를 대좌를 삼

            고 있는 점 등이다.

              토함산 석굴의 금강 역사상이 간다라 금강 역사상과 가장 큰 차이는 금
            강저를 들지 않고 권법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변한 것
            이다. 금강 역사의 지물인 금강저를 놓아 버리고 맨 주먹의 권법 자세를 취

            한 것은 중국 고대 문신門神과 각종 역사力士의 이미지가 금강 역사상에 투

            영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석굴암 금강 역사상은 입 모양에서도 변화가 감지되는데 입을 벌린 ‘아
            형’과 입을 다문 ‘훔형’ 등이 그것이다. 금강 역사의 입모양이 상징하는 바

            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불교의 선禪과 교敎를 상징하는 것이라는 후대의 해

            석이 주목된다. ‘아형’은 부처님의 설법이 널리 전파되기를 바라는 교敎를
            의미한다면, ‘훔형’은 묵언하며 참선하는 선禪을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법주사 쌍사자석등의 두 마리 사자가 ‘아형’과 ‘훔형’의 입 모양을 하고 있

            는 것에서도 이같은 추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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