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0년 9월호 Vol.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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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금강 역사상


             고려시대에 제작된 불교미술품 가운데 휴대하거나 개인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불상을 모시는 불감佛龕이 있다. 불감은 나무나 금속을 이용해

           불전의 모습을 본뜨거나 원통형으로 만들어 여닫이문을 달아 예배나 의식
           때 열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현재 남아있는 불감은 대부분 조선시대에
           조성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당나라 때 조성되어 보조

           국사가 소장했다고 전하는 국보 제42호 순천 송광사 목조삼존불감이다.

             고려시대 때 조성된 불감으로는 보물 제1546호로 지정된 구례 천은사
           금동불감이 유명한데 이 불감은 흔히 나옹 화상의 원불願佛로 알려져 있
           다. 이 불감의 좌우 문에는 한쌍의 금강 역사가 새겨져 있다. 천은사 금동

           불감과 유사한 형태를 한 불감으로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들

           수 있다(사진 3).
             전각 형태의 금동불감은 지붕에 푸른색을 칠하였고 불감 정면에는 여
           닫이문이 달려 있다. 문을 열면 좌우 문에는 권법 자세를 취한 두 명의 금

           강 역사가 새겨져 있다. 불감 안 중앙에는 설법하는 부처님 좌우로 합장한

           두 명의 보살상과 10대 제자상이 둘러싸고 있다. 문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불감 안쪽 면에는 각각 사자를 탄 문수 보살과 코끼리를 탄 보현 보살이
           타출 기법으로 표현되었다. 금강 역사는 문 좌우에 표현되어 부처님의 설

           법을 수호하는 문지기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금강문으로 이동한 조선시대 금강 역사상



             조선후기 사찰 가람배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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