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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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 친구에게 거짓이라곤 하나도 없다. 격식도 체면도 없고 진실함 하
            나뿐이다. 그래서 그 친구를 제일 좋아한다. 왜 그런 친구를 좋아하는가?
            설령 내가 거짓으로 말했더라도 그는 진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못하다. 갖가지 이유와 속셈으로 속으론 싫어

            도 겉으론 좋다고 말하고 좋으면서도 때에 따라 싫은 표정을 짓는다. 그것
            은 진실함이 빠진 껍데기의 삶이다. 진실함이 살아있는 그런 친구들이 많
            았으면 좋겠다. 『열반경』을 자주 거론했는데 그 『열반경』에도 ‘영아행嬰兒行’

            이란 말이 나온다. 모든 거짓이 다 사라진 것을 영아행이라 한다. 부처가

            되면 어떻게 되는가? “응.” 하는 그 친구처럼 거짓이 없어진다고 말씀하셨
            다. 모든 거짓이 다 제거되어 어린 아이처럼 진실할 수 있다면 그것이 부처
            이다. 모두들 평생 거짓말하지 않고 살겠다고 이 자리에서 나와 약속을 할

            수 있겠는가? 평생 거짓말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거짓말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겠다고 약속하자. 열 번 넘어지면 열 번 일어나
            고 스무 번 넘어지면 스무 번 일어나는 것, 그것이 노력이다. 어쩌다 넘어
            지곤 낙담해 일어서지 못한다면 그것은 영원히 죽고 마는 것이다. 그러니

            평생 거짓말하지 않고 살겠다고 맹세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살려고 노력

            하겠다는 약속은 하자.

            1)  산스크리트 ‘āmalaka’의 음역. 과실수 이름.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이 원산지인 낙엽성의 열
             대 수목. 열매는 호도와 비슷하며 맛은 쓰고 떫으나 그 액즙은 맛이 좋다. 과실을 먹을 때는 떫지만, 먹
             은 뒤에 입 안에 단맛이 남기 때문에 여감자餘甘子라고도 번역한다. 암라āmra의 음역어와 비슷하여 곧
             잘 혼동되기도 하지만, 둘은 서로 다른 나무이다.
            2)  천태종에서 부처님의 전체 교설을 교리의 내용에 따라 4종으로 분류한 것. 장교藏敎는 경·율·논 3장
             으로 말한 소승교이다. 통교通敎는 앞뒤에 통하는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성문·연각·보살이 함께 받는
             교인데 근성根性이 하열한 사람이 이것을 얕게 알면 앞의 장교와 같은 결과가 되고, 근성이 수승한 사
             람이 깊고 묘하게 알면 뒤의 별교나 원교에 통하므로 통교라 한다. 별교別敎는 다른 것과 같지 않은 가
             르침이라는 뜻으로 성문 연각의 가르침과는 다르고 원교와도 같지 않으므로 별교라고 한다. 원교圓敎는
             원만하고 완전한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법화경』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3)  6권으로 천태 지의智顗 지음. 고려 체관諦觀이 지은 『천태사교의』와 구별하기 위해 『대본사교의大本四敎義』
             라 함. 부처님의 가르침을 장藏·통通·별別·원圓의 4교敎로 분류하고 사문입리四門入理·판위부동判位
             不同·권실權實·관심觀心 등의 뜻을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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