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고경 - 2020년 10월호 Vol.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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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10주로도 표현됨을 밝혔다. 다음에선 “견성하면 보살이라 한다.”는 『열
           반경』의 말씀을 지적해 “‘10지 만심의 보살도 견성하지 못했다’는 말씀과 위
           배된 것이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을 위해 『열반경』에서 말한 보살

           은 제불여래의 경지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대력 보살을 지칭한 것임을 밝

           혔다. 문수 보살은 이미 성불해 과거 7불의 조사가 되신 분이다. 그러니 명
           칭은 보살이지만 실제에 있어선 성불한 여래와 다름이 없다. 부처님을 ‘대
           신중생’ ‘대사문’ ‘대바라문’ 등으로 표현하듯 이처럼 다양한 표현을 쓰는

           경우가 경론 곳곳에 있다. 문수 보살의 보살 칭호도 그와 같은 경우라 하

           겠다. 따라서 견성이 곧 성불이고 성불이 곧 견성이며, 무상정각이 곧 견
           성이고 견성이 곧 무상정각이라는 원칙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는다. 우리
           는 부처님 조사님들의 말씀을 바로 알고 바로 믿고 바로 배우고 바로 공부

           해서 바른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행여나 삿된 견해와 믿음으로 그릇된 길

           을 가면서 타인에게도 사법을 정법으로 찬양하고 선양한다면 자기 한 몸
           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불법을 전체를 망치는 행위이다.
             덧붙여 여담삼아 한마디 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도 어린 친구들이 참석

           했는데 나에게 근래 새 친구가 한 명 생겼다. 그 친구는 내가 묻는 말에 무

           조건 반말로 대답한다. “밥 잡수셨어요?” “응.” “이리 앉으세요.” “응.” 설사
           대통령이라도 나에게 함부로 “응.” 하고 답하지 않을 터인데 이 친구는 전
           부 반말이다. 그래서 “스님한테 ‘응’이라 하면 되나?” 하고 나무랄라치면 “

           왜?” 하고 달려든다. 또 달콤한 사탕이라도 주면 무릎에 턱하니 앉아 살갑

           게 굴다가 조금만 언짢다 싶으면 “스님, 싫어.” 하며 달아나버린다. 짐짓 쫓
           아가는 시늉이라도 할라치면 “싫어, 싫어.” 하고 고함을 치며 다가오지 못하
           게 한다. 또 장난친다고 연못에 빠트리는 시늉을 하면 나는 거짓으로 그러

           는 것이지만 그 아인 정말 빠트리는 것으로 알고 죽는다고 고함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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