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1년 4월호 Vol.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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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세상의 만물은 모두가 생자필멸生者必
滅의 원리를 따릅니다. 곧 난 자는 반드시 없어지게 마련입니다. 이렇듯 세
상에 한번 태어난 것은 결국 없어질 수밖에 없는데 어째서 불생불멸이라
하여 모든 것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까? 그야말
로 새빨간 거짓말이 아닙니까? 거짓이 아니라면, 세상에 생자필멸 아닌 것
이 무엇이 있습니까? 무엇이든지 났다고 하면 다 죽는 판입니다. 그런데 왜
부처님은 모든 것이 다 불생불멸이라고 하신 것인지, 그 까닭을 분명히 제
시해야 되지 않느냐 말입니다. 그것도 당연한 생각입니다.
이것을 참으로 바로 알려면 도를 확철히 깨쳐야만 합니다. 일체가 나지
도 않고 일체가 멸하지도 않는 이 도리를 바로 알면 그때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누구든지 의심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습
니다.
일체 만법, 곧 모든 것이 불생불멸이라면 이 우주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것은 상주불멸常住不滅입니다. 그래서 불생불멸의 이 우주를 불교에서는
상주법계常住法界라고 하는데 항상 머물러 있는 법의 세계라는 말입니다.
『법화경』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법이 법의 자리에 머무르나니
세간상 이대로가 상주불멸이니라.
是法住法位
世間相常住. 2)
2)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T9, p7c), “是法住法位 世間相常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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