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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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 든다. 연못 옆에 돌로 된 천궁이 있다. 관자재 보살이 왕래하며 머무
는 곳이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음신앙은 주로 『화엄경』, 『법화경法華經』, 『아미타경阿彌陀經』,
『능엄경楞嚴經』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되었다. 『화엄경』에는 관세음 보살은 광
명의 행을 성취하여 일체중생을 교화하고 성숙시키며 아울러 일체중생으
로 하여금 가난에 대한 공포, 얽매임의 공포, 쟁송諍訟의 공포, 어리석음의
공포, 살해의 공포, 악도惡道의 공포, 윤회의 공포 등을 비롯한 모든 두려
움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설해져 있다. 『법화경』에 의하면 관세음 보살의 이
름을 마음에 간직하고 염불하면 큰 불도 태우지 못하고 홍수에도 떠내려가
지 않으며, 모든 악귀도 괴롭힐 수 없다. 또한 칼과 몽둥이는 부러지고 수
갑과 족쇄는 끊어지고 깨어진다고 나온다. 또 중생의 마음속에 있는 불안
과 두려움을 제거하고 삼독三毒을 여의게 하며, 아들이나 딸을 바라는 이에
게는 뜻에 따라 자식을 얻게 한다고 한다.
방편의 힘으로 33응신을 나타내 중생에게 이익을 주어 제도하신다고 하
였다. 이에 대한 불화로 도갑사道岬寺 「관음32응신도」(사진 2)가 있다. 이 불화
는 인종비仁宗妃인 공의왕 대비恭懿王大妃가 인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발원
한 것으로, 당시 유명했던 중앙 화단의 화원인 이자실李自實에게 그리게 하
여 전라남도 영암군 월출산의 도갑사에 봉안하였다. 이 「관음32응신도」 화
면의 대부분은 산수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상단의 솟은 암좌 위에 관세음
보살이 앉아 있다. 크고 작은 산과 냇가가 어우러진 골짜기마다 응신한 모
습이 그려지고 각 장면마다 금니로 도상의 내용을 적어 이해를 돕고 있다.
관세음 보살의 응신 장면은 모두 32장면으로 『법화경』 「보문품」과 『능엄경』
에 언급된 대로 표현되어 있다.
『아미타경』에는 아미타불의 왼쪽 보처補處로서 아미타불의 원을 받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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